이번에 방문한 중동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자동차를 위시해 건설·철강 등 주요 부문의 현지 공략이 탄력을 받는 시장이다. 최근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따른 수혜도 예상돼 정의선 부회장의 현장경영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20~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2015 전세계 대리점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에는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와 해외법인, 지역본부 임직원과 전세계 대리점 사장단 등 120개국 300여명이 참석했다.
대리점 대회는 현대차가 지난 2001년부터 격년으로 열고 있는 대규모 행사다. 그동안 한국·미국·캐나다·호주 스페인 등 주요 지역에서 열렸으며 중동 지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의 중동 지역 대리점 대회 개최와 정의선 부회장의 방문은 향후 주요 해외시장 거점으로 중동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잇단 내전 및 경제 제재와 국제유가 하향세 등의 악재를 치르기도 했지만 이란 핵 협상 타결을 기점으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건설·철강 부문은 중동 지역 정치·경제여건 개선에 따른 대규모 발주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동 주요 12개국에서 52만2480대의 자동차를 팔아 2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는 이스라엘·요르단·시리아 등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32만7951대를 팔았다. 19만4529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이라크 점유율 1위다.
이란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2010년 당시 2만3000여대를 판매하는 등 중동의 비중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각종 경제 제재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돼 2012년부터 중단된 자동차 수출 재개 시 판매량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중동 지역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경쟁력 있는 다양한 전략 신차를 출시하고 마케팅·서비스 강화와 고급차 판매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만족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쿠웨이트·이라크·오만 등 중동 6개 국가에서 원자력발전소·신항만·고속도로 등 30여개의 사업을 수행 중이다. 발주금액으로는 22조원 규모다.
여기에 이란이 하반기부터 가스·석유플랜트와 사회기반시설 개발 등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져 수주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업 확대에 따른 철강재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2011년부터 UAE 원전에 원자력 철근 등 고부가가치 철강재 약 29만t을 공급 중이다. 중동에서 송유관·정유시설·발전소 등 에너지용 강재의 수요가 높은 만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현지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제 유가급락 등 중동시장 공략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상황에 선제 대응하겠다”며 “자동차·건설·철강 등 3대 주력 사업 부문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기술을 앞세워 중동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