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보험사의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금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달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 약관대출 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있으나 업계의 소극적인 태도로 금리 재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달 각 보험사에 약관대출 금리체계를 살펴보고 인하 여력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보험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추후 자신이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으로, 금리는 최고 10%대에 달한다. 특히 약관대출의 가산금리는 평균 1.4~2.6%대로 은행보다 1%포인트 가량 더 높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손해보험업계에 비해 평균 1%포인트 가량 금리가 더 높다. 특히 교보생명, 흥국생명, 현대라이프의 보험 약관대출 최고금리는 10.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의 약관대출 최고금리도 9.9%로 높은 편이다.
보험 약관대출의 최저금리 역시 5~6%대로, 보험금을 담보로 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대라이프의 약관대출 최저금리는 6.4%로 가장 높았고 동양생명은 6.25%,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6.1%로 타사 대비 높았다.
가산금리 역시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이 최고 2.6%로 가장 높았다. AIA생명, 에이스생명, PC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의 약관대출 가산금리도 최고 2.5%로 은행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높다.
현재 가산금리는 각 사별로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 있으나 금융당국은 가산금리 산정을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도록 권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가산금리의 산출 근거도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각 사별로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지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대형사도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이달 들어 가산금리를 소폭 인하했다. 다만 최고금리를 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으며, 대형사들의 약관대출 최고금리는 여전히 9% 후반대다. 당국이 보험사들의 금리 인하를 유도해 늦어도 이달 안에 적용키로 했지만 금리 재산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약관대출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며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은행 수준으로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