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실손보험 더 비싸진다는데…의료개혁특위 칼 빼드나

2025-0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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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실손보험 개편 초안 9일 공개…이르면 이달 확정 발표

같은 치료에도 최대 62.5배 차이…손해율 오르며 보험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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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앞서 보험업계는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를 평균 7.5% 올리기로 했는데요, 비급여 진료가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의료개혁특위가 비급여 진료에 칼을 휘두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의료개혁특위는 9일 그간 논의한 비급여·실손보험 개편 초안을 공개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이후 이르면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방침입니다.

의료개혁특위는 지난해 4월 출범한 뒤 여러 차례 전문위원회·소위원회 논의를 거쳤습니다. 비중증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 실손보험 보장성 축소 등이 골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우선 비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해 ‘관리급여’ 제도를 신설해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수치료를 비롯해 10개 미만의 항목이 관리급여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보장 축소를 골자로 하는 5세대 실손보험 도입안도 공개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기존 1세대 실손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정 보상을 통해 차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방식도 검토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도 발표될 전망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비급여 항목 관리방안입니다. 건강보험 진료와 혼합해 실시하지만 치료 효과성, 비용 적정성 등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은 “병원이 비급여 진료 여부, 진료량, 가격, 명칭을 마음대로 정하고 보고 의무도 없다”며 “의료비 부담, 안전성 문제에 더해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어 정부의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실련은 지난 6일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에 관리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실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같은 병원급이어도 가격이 최소 8000원, 최대 50만원으로 많게는 62.5배까지 벌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병원급 체외충격파 치료도 최소 2만원에서 최대 4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이뤄진 비급여 이용자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습니다. 응답자의 89%는 이와 같은 비급여 가격 차이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84%는 적절한 가격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비급여 치료와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이유는 실손보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4000만명에 달합니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이유죠. 보험업계에서는 비급여 치료가 필요 이상으로 이뤄지면 실손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소수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주장이죠.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입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3~4세대 상품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116.2%였던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2022년 131.7%, 2023년 155.3%, 지난해 상반기 149.5%를 기록했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2021년 61.2%, 2022년 88.8%, 2023년 115.9%, 지난해 상반기 131.4% 등 치솟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3세대 때보다 두 배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처럼 실손보험 손해율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보험업계는 올해 실손보험 보험료를 평균 7.5%가량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실손보험 세대별 인상률은 △1세대 2% △2세대 6% △3세대 20% △4세대 13% 수준으로 산출됐습니다. 가입 상품과 보험사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지만, 3·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중심으로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의료개혁특위 개편안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업계 전체가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의료비가 줄어 실손보험 손해율이 안정화하면 다수 가입자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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