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파키스탄 '의형제' '전천후 친구' 관계 구축...파키스탄 이례적 환대로 화답

2015-04-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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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 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해 수십조원 규모의 돈보따리를 풀어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파키스탄을 '형제의 집' '전천후적 친구'로 정의하며 양국의 강한 동맹노선 구축을 강조했다. 이에 파키스탄 지도부 또한 시 주석의 방문에 이례적 환대를 표하며 양국의 밀월 시대를 예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언론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를 톄거먼(鐵哥們·의형제)으로 정의하면서 시 주석의 파키스탄 방문을 통해 양국이 '전천후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 확립을 공식 선언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20일(파키스탄 현지시각)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협력에 관한 50여개의 양해각서(MOU) 및 460억 달러(50조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체결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근접한 과다르항에서 중국 신장자치구 카스(喀什)까지 3000㎞를 연결하는 중-파키스탄 경제회랑을 구축한다는 것이 이번 경협의 골자다.

중국이 특정 국가와 수십 조원짜리 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는 중국에 있어 파키스탄과의 동맹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 역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방문에 이례적인 환대를 표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한 시 주석 부부를 영접하기 위해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샤리프 총리, 카와자 아시프 국방장관, 라힐 샤리프 육군참모총장 등 파키스탄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또 시 주석의 전용기가 파키스탄 국내로 들어오자 중국의 기술과 자금 지원을 받아 생산한 JF-17 전투기 8대로 구성된 편대를 띄워 호위했다.

파키스탄은 시 주석의 통큰 투자에 화답하듯 중국으로부터 위안(元)급 41형 디젤 잠수함 8척을 60억 달러(6조50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구매한 잠수함은 인도 해군에 맞서기 위한 목적이어서 중국으로선 인도견제와 함께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얻게 됐다.

중국이 이같은 경제협력을 결정한 배경에는 시진핑 체제가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중국의 독자적인 에너지수송노선 확보 전략으로도 불리는 진주 목걸이 전략이 모두 깔려있다. '인도양의 진주' 파키스탄은 중국 일대일로 구상의 중요한 경유지이자, 인도를 포위하기 위한 진주목걸이 전략의 핵심적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견제를 위해 밀착 관계를 급하게 구축한 미국과 인도는 중국과 파키스탄의 이같은 행보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중국이 미국의 우방이자 인도와는 앙숙 관계인 파키스탄과 손을 잡음으로써 미국의 파키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인도를 견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호활동과 테러 척결 위주의 미국의 대(對)파키스탄 협력이 실패한 것을 보고 중국이 경협 위주의 새 접근법으로 파키스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파키스탄 방문과 때를 같이해 일대일로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 매커니즘 마련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인민은행 외환보유고에서 620억 달러를 인출해 인프라 사업 및 국내외 정책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는 2개 국책은행들에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중국개발은행(CDB)과 수출입은행에 각각 320억 달러, 300억 달러가 신탁대출 형태로 할당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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