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상승률은 0.3%를 기록한 1999년 7월 이후 1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 0.8%로 내려앉았다. 이후 올해 1월 0.8%, 2월 0.5%로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특히 담뱃값을 2000원 올린 데 따른 물가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하면 2월에 이어 사실상 두 달째 마이너스인 셈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데 대해 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들었다. 한국 정부가 가계 에너지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을 10.1% 인하한 결과,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가 각각 0.3%p 이상 하방 압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도시가스 가격이 인하된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6.0% 떨어졌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호텔·음식점 등 서비스업물가 상승이 근원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1월 0.80%p, 2월 0.85%p, 3월 0.88%p로 점점 커지고 있는데 주목하면서 한국의 상반기 인플레이션율은 0.5%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나 하반기에는 1.3%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씨티그룹은 올해 하반기에는 저유가 요인이 약화되고, 지방정부의 대중교통요금 및 수도세 인상 등이 물가를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역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2%대"라며 "석유류의 하락으로 총지수가 하락했지만, 근원지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라면서 "엄밀한 의미에서 디플레이션은 아니고 디플레이션을 얘기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