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증시는 물가 지표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여파에 사흘째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6.13포이트(0.49%) 하락한 3244.49, 선전성분지수는 59.00포인트(0.53%) 내린 11039.45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12.16포인트(0.31%), 0.18포인트(0.01%) 내린 3967.57, 2228.73에 마감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 중국 첨단 분야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대거 급락했다. 시총 상위주들은 대체로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폭스콘산업인터넷(601138.SH)이 8%나 급락했다. 반면 의료계 사정 소식에 주초 급락했던 의약 등 헬스케어 관련주들은 이틀째 반등하며 선전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020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동반 하락하며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 진입을 알렸다. 전날 수출입 지표에 이어 이날 물가지표까지 연달아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의 암울한 모습이 드러난 가운데 투자심리도 위축된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성장 동력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증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중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분명히 디플레이션 국면이다"며 "문제는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이다"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이어 "그것은 정책 당국자들에게 달려 있다"며 "그들이 조직적인 재정, 통화 부양책을 통해 반응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쯔방크의 토미 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과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자제하는 '뉴 노멀'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대신 선별적 부양책이 실시될 것이고, 대부분 정책 조치들은 공급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23위안 올린 7.158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03% 하락한 것으로, 지난 달 12일 이후 4주래 최고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