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사 채용 경복궁 가이드 “조선은 중국의 부속국가”…엉터리 역사 설명 ‘곳곳’

2015-02-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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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사신 지나갈 때 조선신하들 고개 못 들어” 등의 폄하·왜곡 일삼아

경복궁 전경.[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경복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지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담당하는 국내 여행사 가이드가 엉터리 역사 설명을 일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행협회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열흘간 단체 중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중국어 가이드의 한국사 설명 실태를 점검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상위 30위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를 대상으로 가이드의 국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중국 국적 또는 귀화자가 7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 국적 가이드는 16%에 불과했다. 대만 국적자(9%)까지 더하면 중화권 국적 가이드는 84%에 달한다.

중화권 가이드들은 중국 시각에서 한국사를 배웠기 때문에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잘못된 역사관으로 엉터리 설명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잘못된 설명 총 104건 중 ‘한국은 중국의 부속국가’ 등의 폄하 발언이 50건으로 주를 이뤘고, ‘창살을 본떠 한글을 만들었다’는 등의 한글 관련 발언이 22건, ‘인삼은 국왕만이 즐길 수 있는 귀한 물건’이라는 등의 지나친 홍보성 발언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조선은 중국의 부속국가로 청나라 때 미녀들을 조공했기 때문에 한국에는 미녀가 없으며 현재 미녀는 모두 성형했다”는 엉터리 설명이 있었고 “명성황후의 사촌여동생이 청나라 고문관 위안스카이의 부인이다” “허준이 대장금의 스승이며, 허준의 고향은 북한이다” 등의 황당한 설명까지 포함돼 있다.

또 풍수지리상 지맥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은 얇은 돌, ‘박석’을 가리키며 “경복궁 박석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은 중국 사신이 지나갈 때 조선신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한국의 역사를 폄하하는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에도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들의 중화권 출신 가이드 선호도는 높았다. 한국어와 중국어에 모두 능통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이유다.

한국여행업협회가 중국 전담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가이드 선호 여부를 조사한 결과 귀화자를 포함한 화교 선호도가 43%, 조선족 선호도가 36%로 중화권 선호 비율은 79%에 달했다. 반면, 순수 한국인 선호율은 14%에 그쳤다.

한국인 가이드를 선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중국어 실력 부족으로 인해 현장에서 고객의 불만이 빈번히 발생하는 점’을 들었다. 또 중국어 가이드의 보수가 다른 직종에 비해 적어 한국인들이 중국 전담 여행사에 취업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도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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