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을 시행한 지 근 두 달이 지났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30% 넘게 뛰었다. 중신증권을 비롯한 금융주와 주요 에너지주가 강한 매수세와 함께 주도주로 올랐다. 글로벌 증시가 약세 행진을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배경으로는 후강퉁 덕에 개선된 수급 모멘텀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연이어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되면서 경기부양 의지도 확인됐다. 2014년 말 중국 경제공작회의에서 언급한 신축적 통화정책으로 변화도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새해 들어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400선을 돌파한 후 3200대에서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거래량도 늘지 않고 있다. 후구통(홍콩 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증시 주식을 사는 것)을 통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한 달 만에 둔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후구통을 통한 외국인 순매매 추이를 보면 순매도만 하루 평균 23~24억 위안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순매수는 1월 들어 27억 위안으로 한 달 만에 25% 넘게 감소했다. 순매수보다 순매도가 발생하는 날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차익실현 물량과 경계성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한도인 3000억 위안에도 여유가 있다. 후강퉁 시행이 거래일로 약 두 달이 됐지만, 한도는 여전히 2142억 위안 정도 남았다. 계속될 것 같았던 후강퉁에 대한 과열 분위기도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마침 기업공개(IPO) 소식도 들리고 있고, 춘절 연휴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 열기는 더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경기와 주가 간 이격이 크게 벌어진다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을 보면서 진입 시기를 저울질했던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새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올해도 신흥시장 가운데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