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최근 서충일 ㈜STX 대표이사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이에 앞서 ㈜STX 전직 임원 K씨도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합수단 출범 이래 대기업 고위 관계자가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수단은 서 사장 등을 상대로 옛 STX그룹 계열사들이 2008년 정 전 총장의 장남이 대주주로 있던 요트앤컴퍼니에 7억여원을 후원한 경위 등을 강도 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 고속함 등을 납품하던 STX조선해양과 군함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STX엔진은 당시 요트앤컴퍼니의 요트대회에 7억여원을 광고비조로 후원했다.
합수단은 당시 요트대회가 부실하게 진행됐고, 요트앤컴퍼니는 이후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다가 폐업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합수단은 요트대회가 STX 측에서 수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쓸 만한 행사가 아니며, 업무처리 관행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 측이 방산물량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필요 이상의 후원액을 정 전 총장의 장남 회사에 지급한 게 아닌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합수단은 보강 수사를 거친 뒤 요트대회 후원을 결정한 강 전 회장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합수단은 STX 측이 요트앤컴퍼니에 건넨 돈이 정 전 총장에게 흘러들어 갔는지도 추적 중이다. 혐의가 드러날 경우 합수단은 정 전 총장은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2011년 군인복지기금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정 전 총장은 이듬해 1심에서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