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 감독은 24일 전남 선수단 숙소인 SC파크 호텔에서 “내 머릿속엔 선수단은 1, 2진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선참 선수가 후배를 이끄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신인선수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남은 전 사령탑인 하석주 감독 시절부터 선수단 전원 동계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대부분 구단이 실전 요원 위주로 전지훈련 명단을 꾸리는 것과 다른 행보다. 한 선수도 제쳐두지 않는다. 첫 발걸음부터 베테랑과 유망주가 어우러지는 것을 원한다. 노 감독은 “하석주 감독께 가장 많이 배운 부분 중 하나다. 시즌에 들어가면 주전과 비주전이 구별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철저하게 전지훈련장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데뷔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안용우가 이런 기회를 잘 잡았다. 경기 뿐 아니라 팀으로도 하나가 되는 데 전지훈련만한 게 없다”고 했다. 김병지, 현영민 등 선참을 중심으로 전남의 ‘팀 정신’을 모두에게 일깨우는 건 한 시즌 내내 커다란 버팀목이라고 한다. 그는 “실제 신인 선수가 팀의 장, 단점과 문화를 보고 스스로 발전해야 할 점을 찾는 것 같다. 융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노 감독의 이 같은 취지는 전지훈련 성과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태국 프리미어리그 팀과 치른 4차례 연습경기에서 나온 4골 중 3골을 루키가 해결했다. 전후반 또는 1~3쿼터 등 어떠한 형태로든 90분을 채울 때 신인과 베테랑을 폭넓게 기용하며 조합을 찾았다.
소외되는 선수가 없는 축구. 올 시즌 노상래표 전남 축구가 가진 숨은 힘이다. 과거 전남이 지닌 끈끈한 축구를 되살리는 밀알로 여기고 있다. 수문장 김병지도 ‘노상래 리더십’에 맞장구를 쳤다. 그는 “우리 팀은 지난 시즌 전 구단을 상대로 경기 뛰는 선수 숫자가 많았다. 스쿼드가 좋아서 가능한 게 아니다. 실전 요원으로 꾸려 더 좋은 전지훈련지에 갈 수도 있지만, 축구에서 중요한 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전남의 문화가 좋다”라고 했다. “전 선수가 내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한 노 감독은 “가능하면 지난해 주전으로 못 뛴 선수 중 물건이 나왔으면 한다. 제2의 안용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