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화학 산업은 국제유가가 향후 2년간 30달러 선이 유지되며 어려운 상황이 2~3년은 지속될 것입니다. 결국 마지막 카드로 꺼내들 수 있는 것은 구조조정이 될 것입니다."
박종우 화학경제연구원 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화학 산업 위기진단 및 유망사업 발굴' 세미나에서 향후 화학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설비투자만 4조원이 되는 계열사들을 한화에 1조원 대에 매각하는 것만 봐도 향후 화학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다"면서 "한화가 인수에 성공하려면 중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야 하는 데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박 원장은 "국내 화학사들은 연구개발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연구개발 분야를 외주로 주고, 노후한 플랜트를 폐쇄하는 등의 경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미나에선 국내 화학 산업이 나아갈 방향으로 스페셜티 케미칼(Specialty chemical), 즉 특수화합물 분야가 제시됐다.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들은 화학 성분 보다는 성능에 의해 판매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시장은 일본 기업이 전자용 분야에서, 유럽 기업은 자동차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경선 화학경제연구원 상무는 "현재 글로벌 화학 산업의 스페셜티 분야에선 인수합병(M&A)가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에너지 소재, 자동차 소재 및 헬스케어, 농화학 쪽에서 M&A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경선 상무는 이어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기업과 해외에서 매물로 올라온 스페셜티 분야 기업에 대한 M&A에 참여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M&A뿐만이 아니라 연구개발(R&D)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 상무 이외에 김은진 화학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이 강사로 참여했고, 총 140여 명의 화학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