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범위 하단을 평균 1850선으로 잡고 있다. 외국인은 16일까지 한 주 내내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총 7243억원어치에 달한다. 기관도 15일 하루를 빼면 4일 동안 55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유가하락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환율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충격이 가장 컸던 것은 스위스중앙은행(SNB)이 발표한 최저환율제 폐지다. 이 소식으로 코스피는 16일 하루에만 1.36% 하락하며 1888.13까지 밀렸다. 최저환율제 폐지는 SNB가 스위스 프랑에 대한 평가절상을 용인한다는 얘기다. 결국 스위스 프랑이 치솟은 반면 유로화 가치는 곤두박질을 쳤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졌다. 16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이 총 3086억원어치에 달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액수다. 유가하락, 환율불안에 SNB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 이탈을 재촉했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분위기를 바꿔줄 이벤트로 ECB 통화정책회의를 꼽고 있다. 어닝시즌인만큼 국내기업 실적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증시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럽사법재판소는 14일 ECB 국채매입프로그램(OMT)에 대해 유럽연합(EU) 조약에 원칙적으로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ECB가 양적완화(QE) 정책을 실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다.
ECB가 부양책을 가시화할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대외변수로 인한 외환변동성 확대,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으로 박스권 하단에 머물러 있다"며 "ECB 회의가 분기점이 될 것이고, 추가 악재만 없다면 이를 기점으로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업 실적은 예년에는 못 미치겠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가 2014년 4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28% 증가한 5조2000억원으로 발표했다. 4조원대에 머물던 전망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유가 하락세는 여전히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하락폭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1분기에 유가 저점이 확인된다면, 2분기에는 코스피가 박스권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