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9월 신학기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교육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고서가 자칫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붇는 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개발원은 14일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9월 신학년제 실행방안 보고서'를 삭제하고 교육부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연구에 돌입한다고 이날 밝혔다.
삭제된 보고서엔 "특정연도 신입생 증가에 따른 교원 증원과 학급 증설비용이 8조7830억~10조4302억원으로 추산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번에 홈페이지에서 내려진 교육개발원의 보고서는 지난 2012년 작성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에 맞게 학령인구 동향 등을 업데이트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교육개발원의 연구가 상반기에 끝나면 하반기부터 본격 공론화에 돌입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제 교류가 활성화되는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만 운영하고 있는 3월 신학기제를 9월 신학기제로 바꿀 필요가 있어 상반기 연구결과에 따라 하반기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비용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9월 신학기제에 대해 혼란이 없도록 1개월씩 당겨 16년에 걸쳐 진행하는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16년이 걸리는 이유는 초·중·고교 학제가 16년으로 연 1개월씩 당기는 경우 초교 신입생에 적용할 경우 전 학제에 걸쳐 완전히 9월 학기제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식 이외에도 연구를 통해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 교육부가 하반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결과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면 추진하기 어렵겠지만 다양한 방안이 많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9월 신학기제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적 자원 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립을 탈피하면서 국제 통용성을 높일 수 있고 수능 이후의 연말 비효율적인 학사 운영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등 장점을 들고 있다.
여름방학이 길어지면서 대외활동이 쉬워져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대학구조조정 과정에서 유학생 유치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10년 전 중장기 과제로 보류됐던 9월 신학기제 추진을 다시 들고 나왔다.
10년 전에는 사회적인 비용이 걸림돌로 여겨지면서 미뤄졌지만 이제 학령인구 감소로 비용이 줄어들고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