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인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동으로 하락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올랐지만, 세대별 지지율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이 2040세대와 5060세대 간 지지율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등의 후보 시절 공약 이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집권 1년차 때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2년차 때 세월호 참사 등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갈등이 임기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40세대는 20%, 21%, 32%만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5060세대는 51%와 69%의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부정률은 2040세대에서 60%를 넘었고, 5060세대는 39%와 23%를 각각 기록했다.
◆朴 대통령 지지율 ‘상승이냐, 하락이냐’ 중대기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51%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 포인트 낮은 수치다. 국정수행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격차는 11% 포인트로 다소 낮아졌다. 10%(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 거절 6%)는 의견을 유보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인 최저치(37%)를 벗어났으나, 비토층이 과반에 달함에 따라 집권 3년차 초반 인적 쇄신 등 승부수 없이는 지지율 상승 동력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2040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박 대통령에 대한 불통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소통 행보’도 중요한 과제다. 대국민 소통이 박 대통령의 국정 주도권 확보에 중요하다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이번 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대구·경북 등 여권 텃밭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동 이후 떠났던 지지층이 재결집한 것에 불과, 집권 3년차 초 국면전환을 위한 승부수가 중요한 셈이다. 오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상승 폭이 컸던 지역은 대구·경북(59%)과 대전·세종·충청(51%)으로, 직전 조사 대비 각각 13% 포인트와 14% 포인트 올랐다.
◆朴 대통령 지지율, 대구·경북 ‘상승’ vs 수도권 ‘하락’
반면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보인 대통령 부정 평가 비율은 57%와 56%로, 직전 조사 대비 각각 6% 포인트와 4%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평균 지지율에서 직전 대비 3% 포인트 상승한 박 대통령의 수도권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이유로는 ‘열심히 한다·노력한다’가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국제 관계’(16%),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9%), ‘대북·안보 정책’(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갤럽은 이와 관련해 “3주 전에 비해 ‘외교’, ‘주관·소신’ 응답은 줄고 ‘대북’ 응답이 늘어 올해 남북 정상의 신년사에서 엿보인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7%로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경제 정책’(13%), ‘세제개편안·증세’(10%), ‘복지·서민 정책 미흡’(9%), ‘공약 실천 미흡·입장 변경’(8%), ‘인사 문제’(8%) 등의 순이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44%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24%, 정의당 4% 등의 순이었다. 부동층은 29%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8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7%(총 통화 6013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