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1인 독주체제가 공고화되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역할이 시 주석의 존재감에 크게 가려지고 있다는 여론이 만연한 가운데, 최근 사퇴압력까지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7일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RFI는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 미디어그룹이 홍콩에서 발행하는 잡지 '정경(政經)'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천 총편집은 "리 총리는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됐으며, 이 때문에 공식 활동 이외에 될 수 있으면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중국 지도자들의 집단 거주지로 권력 중추인 중난하이(中南海) 내에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당서기, 왕양(汪洋) 부총리, 한정(韓正) 상하이 당서기 등이 후임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천 총편집은 이번 '리 총리 사퇴설'이 올해 들어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와도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집권 2년 만에 정치국 상무위원 6명을 '들러리'로 만들었고, 총리직을 주석의 지시를 따르는 실무형으로 전락시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2년 말 제18차 당대회에서 제5세대 지도부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리 총리는 시진핑-리커창의 투톱 정권을 뜻하는 '시리(習李)체제'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집권 2년차를 맞은 시 주석은 정치·외교·군사뿐 아니라 경제, 사법, 당 기율까지 사회 모든 분야에 관여하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자를 뜻하는 '시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시 주석이 현재 맡고 있는 요직만 해도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10여개에 달한다. 아울러 최근에는 리커창 총리가 맡고 있는 경제권력까지 접수하면서 사실상 1인 지배 체제를 굳혔다는 평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