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 삼성, 모바일·금융 등 신흥 시장 공략이 살 길

2014-12-08 10:02
  • 글자크기 설정

삼성전자 모바일, 인도 시장…삼성생명 등 해외 시장 공략 지속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모바일 등 주요 분야에서 한국을 맹추격 중인 중국 현지 업체들이 삼성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들은 이미 모바일·TV 등 전자의 주요 부문에서 삼성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특히 자국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13억명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해외로 발을 뻗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삼성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 모바일 부진, 디스플레이 등으로 번지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모델 수를 줄이는 가운데 중저가 제품에 한층 더 집중하며 대응에 나섰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중저가 제품으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고 갤럭시 노트4·갤럭시 노트 엣지 등 고급형 제품으로는 애플에 대응한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5와 갤럭시 A3를 중국에서 출시했다. 두 제품의 가격은 A5가 1999위안(약 36만원), A3는 2599위안(약 47만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타깃이다.

샤오미·화웨이·레노버·원플러스 등 현지 업체들이 주로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형보다 한차원 낮은 사양이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샤오미에게 1위를 내줬지만 갤럭시 A5와 A3 같은 중저가 제품으로 다시 선두 자리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의 경쟁 구도는 세계 3대 휴대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인도 통신사 에어텔을 통해 ‘홍미 노트’를 출시하며 초기 재고 5만대 완판 기록을 세우는 등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인도 시장 1위는 지키고 있지만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에 이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에서 해외 업체들의 추격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매출도 줄어드는 등 사업 부문별로 연쇄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계열사들도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이다.

이들 계열사들에게는 공급선 다양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장세가 둔화됐고,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업체들에게 추격당하면서 더 이상 갤럭시 시리즈만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몰레드(AMOLED) 패널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내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태블릿용 아몰레드 패널 공급도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확대하기 위해 나섰다.

삼성은 중국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베트남에 휴대폰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응웬성에 30억 달러를 한도로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베트남 정부에 밝혔으며 최종 승인됐다. 하지만 이같은 제조업 위주의 시설 등 자산에 대한 투자는 향후 감가상각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운 현지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투자에 대한 성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스마트폰 이후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워치 ‘기어 S’와 가상현실 체험기기 ‘기어 VR’ 등을 전략적으로 선보이며 IoT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홈 기기를 개발하는 벤처 기업 미스피트에 투자했다. 2011년 설립된 미스피트는 운동량 및 수면 측정 기기인 ‘샤인’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웨이는 영국의 IoT 전문 업체 늘(Neul)을 2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늘은 IoT 센서칩을 만드는 업체로 화웨이와 공동으로 저대역 통신망 사물인터넷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향후 스마트폰·디스플레이·IoT 등 전자 계열사의 실적은 인도처럼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낮은 신흥시장에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보험·금융도 현지 업체 제휴로 살길 찾아

포화 상태에 달한 국내 보험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삼성의 보험·금융 관련 계열사들도 일찌감치 중국에 발을 들였지만 뚜렷한 실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5년에 중국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현지 영업망을 갖춘 중국은행과 손을 잡았다.

중국은행이 삼성생명의 중국 현지 합작 생명보험사인 중항삼성인수보험의 지분을 취득해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중항삼성인수보험은 중국은행과의 합작으로 중국 방카슈랑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중국은행이 자국에서 보유 중인 1만여개의 방카슈랑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용 상품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이들 금융 관련 계열사들은 주로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중국 및 해외 시장 공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10명 중 8명이 보험에 가입할 정도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해외 시장 공략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