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미처분익 18조 감소…"배당 줄어들 듯"

2014-12-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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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10대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이 1년 새 18조원이 감소하는 등 올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들의 배당은 줄어들 공산이 크다.

미처분 이익금은 영업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이익잉여금에서 법정적립금 등으로 처분되고 남은, 활용 가능한 돈으로 주로 현금배당 및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7일 재벌닷컴이 10대그룹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미처분 이익금은 9월 말 현재 73조7600억원으로 작년 말 91조8300억원보다 19.7%(18조600억원) 줄었다.

10대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이 8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10대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에서 차지하는 배당금 비율은 7.6%로 6조9800억원에 달했다.

10대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지난 2010년 87조1600억원에서 2011년 98조7200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12년에 소폭 줄어든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년 90조원 안팎의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대기업 상장사들의 이익이 급감하면서 미처분 이익금도 대폭 감소했다.

10대그룹 상장 계열사 69개사(상장 금융계열 등 일부 제외)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8조6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조9000억원보다 23%(14조2700억원) 감소했다.

이들 10그룹의 미처분 이익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등 7개 그룹에서 모두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과 한진 등 2개 그룹은 핵심 계열사의 적자로 미처분 이익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두 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차입이나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작년 말 8700억원에서 1조9600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작년 말 700억원이던 한진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2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작년 말 33조6900억원에서 올해 27조6200억원으로 18%(6조700억원)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의 미처분 이익은 각각 10조6500억원과 9조12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조원 이상씩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의 미처분 이익금도 8700억원으로 작년보다 1조3500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 등으로 SK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22조38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조2500억원 늘어 10대그룹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미처분 이익금 감소로 10대그룹의 올해 배당금 규모는 작년보다 약 1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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