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에 문제” 대통령 발언에 수능 출제방식 개선 속도 낼 듯

2014-11-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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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무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식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개선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재의 수능 출제 방식을 재검토해 원래 수능을 시작한 근본 취지, 수능을 왜 시작했는지 하는 취지가 바르게 실천되도록 재검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 방안을 마련하라"며 "수능시험에서 한번도 아니고 연이어 이렇게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능시험 출제 오류가 발생해 수험당국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불안감을 안겨줬다"며 "수능시험 출제 오류는 수험생들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를 포함해 전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고 더 나아가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언급은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오류를 뒤늦게 인정해 오답 처리된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을 재산정하기로 한 뒤 지난 13일 치러진 시험에서도 출제 오류로 영어와 생명과학II의 두 문항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되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게 되면서 수능 출제 방식에 대한 지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오류가 불거지면서 제도 개선을 위해 ’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 체제 개선 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예정으로 내달 중 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3월 최종 개선방안을 마련·발표할 계획으로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대통령의 강한 개선책 마련 주문에 따라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교육부가 외부 전문가를 주축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인선 작업부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특정 대학 출신의 출제진이 다수 참여해 문항 검토 과정에서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출제·검토 위원의 인적 구성, 교수·교사 비율 및 역할, 문항 출제·검토 절차 등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중점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출제 검토위원의 출신학교 비중 제한을 50%로 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강화하거나 교사 참여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쇄된 공간에서 짧은 기간 동안 출제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출제기간을 연장하거나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도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가원은 보안 문제 등에 따라 합숙 방식의 출제 관행을 버리기 어렵고 출제기간 연장도 피로도와 교수, 교사의 시간 할애에 대한 애로로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출제 오류를 줄이기 위한 문제은행식의 방식에 대해서는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게 되면서 문제를 개발해 놓는다고 해도 적용할 때가 되면 제도가 바뀌어 활용하기가 쉽지 않는 등 국내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연계율 70%는 너무 높다는 지적으로 EBS 연계 정책에 대해서는 수정이 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BS 연계 출제 정책으로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암기식 학습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측정하겠다는 수능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EBS 연계율을 축소하거나 정책을 수정할 경우 사교육이 다시 득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사교육을 억누르는 긍정적인 점을 면을 유지하면서 교육과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일방적인 강의 방식을 개선하거나 교재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EBS 연계 정책은 유지하되 교재의 오류를 줄이고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크다.

사교육 부문이 이번 출제 오류 논란을 빌미로 EBS 연계 출제를 위축시켜 시장을 재확대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1994년 시도됐다가 실패로 판명된 수능 연 2회 시험 방식이 채택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994년에는 원점수 만으로 평가해 시험의 난이도가 틀려지면서 문제가 됐지만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문제의 소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능 출제 방식의 변경은 3년 예고제가 적용되지 않는 가운데 내년부터 당장 바뀌어 현재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EBS 연계 정책 변경도 3년 예고제에 적용이 되는지 교육부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계율 변경은 내년 수능에서 바로 적용될 수도 있어 출제방식의 변경과 연계율 변경에 따라 내년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의 강한 요구에 따라 수능 출제 방식 개선 뿐 아니라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수능 개선 방안을 당초 2018년 발표하고 2021년 적용하는 방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수능 출제 방식 뿐 아니라 입시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까지 이어지면서 수능 자격고사화나 EBS 연계방식의 재검토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앞당겨 검토하면서 대폭 손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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