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 인기 비결] ② ‘한국 1위=세계 1위’인 무르익은 기량

2014-11-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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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백규정은 미국LPGA투어에서도 언제든 우승할 수 있어…세계랭킹 ‘톱50’ KLPGA 투어프로만 10명 달해…‘메이저급 기량’ 보기 위해 갤러리 몰려

 

올해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그 대회 3라운드때 티샷하는 모습이다.
                                                                                                                                     [사진=LET 홈페이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5개가 치러진다. 지난주까지 24개가 소화됐고 14∼16일 열리는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만 남았다.
올시즌 KLPGA투어는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많은 갤러리들이 몰려들었다. 챔피언조에는 페어웨이를 따라 갤러리들이 즐비한 모습이 일상화되다시피 했고, 1,10번홀 티잉 그라운드와 9,18번홀 그린 주변에는 까치발을 해야 선수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골퍼들이 찾아왔다. 올해 14개의 대회를 치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와는 대조적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와 여자프로골퍼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는 박인비(KB금융그룹)다. 박인비는 통산 62주째 랭킹 1위를 유지, 이 부문에서 역대 셋째로 긴 기간 톱랭커로 군림하고 있다. 그보다 오랫동안 랭킹 1위 자리를 지킨 선수는 로레아 오초아(멕시코)와 청야니(대만) 뿐이다. ‘왕년의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박인비보다 짧은 61주동안만 랭킹 1위에 올랐었다.

박인비는 미국LPGA투어에서 12승, 일본LPGA투어에서 4승 등 2006년 프로전향 후 통산 16승을 기록중이다. 그의 미LPGA투어 우승횟수는 한국선수로는 박세리(25승)에 이어 둘째로 많은 것이다.

그런 박인비인데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국내대회 출전횟수가 많지 않은 까닭도 있겠으나, 그만큼 KLPGA투어의 저변이 넓고 깊다는 얘기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보장이 없다’ ‘국내 1등이 세계 1등이다’ ‘국내 대회수가 많아졌으니 굳이 미국 무대로 진출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세계랭킹 톱10에 한국선수 세 명이 들어있다. 박인비 유소연(하나금융그룹·7위) 김효주(롯데·9위)가 그들이다. 랭킹 12위는 또 백규정(CJ오쇼핑)이다. 김효주는 올해 미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백규정은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LPGA투어 대회인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보란듯이 우승했다. 김효주는 에비앙챔피언십 첫날 남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18홀 최소타인 61타를 기록해 세계골프계를 놀랬다. 이처럼 KLPGA투어 상위권 선수들은 세계랭킹 10위 언저리에 올라있고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할만한 재능을 갖췄다. 세계 정상급 여자선수들의 기량을 보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LPGA투어 대회에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 갤러리들은 그런 면에서 축복받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특히 올해 국내 무대를 휩쓴 선수들은 19∼22세의 젊은이들이다. 국가대표 동기인 김효주 백규정 김민선(CJ오쇼핑)을 비롯해 고진영(넵스)이 모두 1995년생이다. 전인지(하이트진로)가 20세, 김세영(미래에셋)이 21세, 장하나 이정민(이상 비씨카드) 이민영이 22세다. 시즌 2승을 거둔 허윤경(SBI저축은행)이 24세로 그나마 나이가 많다. 올해 2위를 많이 한 김하늘(비씨카드)은 26세로 이제 ‘연로’(年老)한 축에 들 정도다.

젊은 선수들은 거칠게 없다. 드라이버샷은 250야드 이상으로 멀리 보낸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나 상비군을 거쳤기 때문에 경험이나 기량에서 손색이 없다. 더욱 프로에 진출한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물불 안가리고 자신있게 플레이한다. 신지애 최나연(SK텔레콤) 유소연(하나금융그룹) 등으로 대표되는 ‘세리 키즈’보다도 더 어린 선수들이 올시즌 국내 필드를 석권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여자프로골프는 올해를 기점으로 1990년대생으로 세대 교체가 된 듯하다.

KLPGA투어에 여성 갤러리가 오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남성 갤러리가 오는 것은 세계적 기량을 갖춘 여자선수들의 스윙을 관찰하기 위한 점도 있다. 남자프로들은 거리나 코스 공략 등의 면에서 일반 아마추어들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별로 배울 것이 없다고 말하는 남성 골퍼들이 있다. 골프기량이 중상급인 남성 아마추어골퍼들 가운데 드라이버샷 거리가 여자프로와 비슷하게 나가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어프로치샷 거리도 비슷하게 남긴다. 여자선수들은 스윙을 천천히,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직접 보고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남성 아마추어골퍼들이 여자 프로골프대회를 ‘스윙을 배우는 기회’나 ‘골프에 대한 안목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는다는 얘기다.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될수록 보는 이들의 눈높이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수준의 기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많아질수록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들이 늘어나고, 한국 여자프로골프수준도 더 향상될 수밖에 없다.


◆여자골프 세계랭킹(12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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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주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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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인비
2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3     리디아 고(뉴질랜드)
4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5     펑샨샨(중국)
6     미셸 위(미국)
7     유소연
8     캐리 웹(호주)
9    김효주
10   렉시 톰슨(미국)
11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12   백규정
14   안선주
16   최나연
17   이미림
24   장하나
27   전인지
36   김세영
37   이정민
38   허윤경
43   고진영
46   이민영
47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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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세계적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백규정.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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