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신냉전 도래, 독일 통일 아직 미완성

2014-1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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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 거행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동서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지 9일(현지시간)로 25주년을 맞이했다.

베를린 장벽은 1989년 11월9일 붕괴됐으며 당시 동독이 해외여행 자유화를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동독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고 국경수비대도 이를 저지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1990년 10월에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0세 이하 동독 출신자들의 90% 이상이 독일 통일은 옳은 일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현지에서는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25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시간에 맞춰 이날 새벽 장벽이 있던 자리를 따라 15km 길이에 촘촘하게 설치된 흰 풍선 8000개를 하늘로 날리는 행사가 열렸다.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이었던 롤랑 뒤마도 이날 기념식 연설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우리가 잘 알던 냉전이 내일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신 냉전시대의 도래를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세계가 신 냉전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일부에서는 신 냉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도록 단초를 제공했으며 소련의 개혁, 개방 정책을 추진해 온 인물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승리에 취해 독선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은 러시아가 약해지고 견제세력이 없는 것을 틈타 세계에 대해 독점적 리더십과 지배를 추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이 쌓아온 신뢰가 불과 수개월 만에 붕괴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고위 인사들에 대한 개인적 제재를 해제하는 등의 조치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 성명에서 “유럽의 안전이 다시 한 번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행동은 다시 한번 유럽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상기 시킨다”고 언급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적으로 러시아의 책임임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편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 동독 총리에 취임한 한스 모드로프 전 총리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통일을 평화롭게 이룩한 점은 훌륭한 일”이라면서도 “25년이 지난 지금도 동독 출신자들은 서독 출신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소득과 연금이 낮아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동서 분단은 아직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스 모드로프 전 총리는 “남북분단의 고통을 안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통일에 대한 조언을 구해온다”고 밝힌 뒤 “분명 독일에서 배워야할 점도 많겠지만, 독일도 아직 동서 출신자들이 서로 존경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인 단계”라고 언급했다.

한스 모드로프 전 총리는 “독일도 아직 완전한 통일을 이룩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야 통일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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