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청산은행 출범에 기대감 고조… "위안화 허브 발돋움 기대"

2014-11-0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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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을지로 교통은행 서울지점에서 열린 위안화 청산은행 출범 현판식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 두번째)와 중국 교통은행 뉴시밍 회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위안화 청산은행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위안화 허브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청산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위안화 거래가 활발해지면 관련 금융상품이 다양해지고 자연스럽게 금융산업도 발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중국 수출이 활발한 국내 기업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교통은행은 지난 6일 위안화 청산은행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위안화 청산은행은 중국 본토 밖인 역외에서 위안화 결제대금의 청산을 담당하는 은행을 말한다. 자본시장 개방이 제한적인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역외 청산결제은행을 확대해 왔다.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2012년 대만과 마카오, 2013년 싱가포르에 청산은행을 지정했고, 올해 6월 영국과 독일에 추가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그동안 위안화 청산은행이 없어서 홍콩에 위치한 청산은행을 통해 위안화를 결제해야만 했다. 이에 결제 목적의 위안화를 홍콩에 예치해야만 했기 때문에 위안화 자산 축적에 불리함이 있었다. 중국은 제1교역 상대국일 만큼 경제협력 관계는 긴밀했지만 위안화 활용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위안화 거래 비중은 지난해 기준 1.2%에 불과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800억 위안 규모의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 등에 합의했다.

이번에 청산은행이 출범함에 따라 국내 기업이 청산은행을 통해 간편하게 위안화를 결제할 수 있게 돼 위안화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산은행을 통해 위안화 결제가 '국내은행-청산은행-중국 현지 청산결제시스템'으로 간소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2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까지 개설되면 대중국 수출이 많은 국내 수출기업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야 했기 때문에 7%가량의 환전 수수료가 붙었다. 하지만 위안화 직거래가 가능해지면 수수료가 2~3%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간금융전자통신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거래에서 위안화는 유로화와 엔화를 제치고 통화별 개설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1.89%로 4위에 그쳤지만 1년새 8.56%까지 급증하며 달러화에 이어 무역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위안화 금융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청산결제 계좌를 통해 높은 운용 수익을 낼 수 있게 돼 고금리 위안화 예금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은행을 비롯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위안화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남광혁 서울 교통은행 대표는 출범식에서 "무역 거래를 기반으로 한 위안화 금융 거래를 활성화해 한·중 양국 금융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한국이 역외 위안화 허브로 발돋움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교통은행은 우리·신한·하나·외환·국민 등 5개 국내 시중은행과 위안화 신용 공여 약정을 체결했다. 또 HSBC, 스탠다드차타드, 도쿄미쓰비시UFJ 등 5개 외국계은행과는 위안화 계좌개설 계약을, 우리투자증권과 메리츠자산운용 등 6개 금융투자회사와는 중국 투자 관련 서비스 제공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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