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 주 미얀마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무대에서 만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반 총장은 12~13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 총장이 EAS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번 참석은 아세안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12일 오후 아세안 측과 '유엔·아세안 정상회의'를 진행한 뒤 13일 오전 EAS에 참석해 유엔 업무와 관련, 국제 현안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18개 EAS 회원국 정상들에게 브리핑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도 EAS 참석차 12~13일 네피도를 찾는다. 박 대통령은 EAS에서 에볼라 문제와 이슬람국가(IS) 사태 등 국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 노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과 박 대통령 간 별도의 회동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회의장 안팎에서 어떤 형태로든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의 가장 최근 만남은 지난 9월 하순 박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사무총장 관저에서 회동, 만찬까지 하면서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현안 등을 놓고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지난달 국내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반기문 대망론' 때문이다.
여권 내 개헌론의 선택지로 이원집정부제가 거론되면서 외교·국방 등 외치에 남다른 전문성을 갖춘 반 총장의 대망론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날 경우 다소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반 총장 측은 4일(현지시간)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만약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반 총장이 직접 자신의 입을 통해 유엔업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국내정치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