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리 대폭 인상…"예금 루블화 이탈 신호탄"

2014-11-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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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대폭 금리를 인상한 배경을 놓고 루블화 예금 이탈 현상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주말판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31일 기본 금리를 9.5%로 대폭 인상했다면서, 1.5% 포인트 인상 폭은 전문가 예상치 0.5% 포인트를 크게 초과한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달러에 대한 루블화 가치가 올해 들어 23% 주저앉았으며 특히 지난 3주간 하락 폭이 9%에 달한 점을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러시아·CIS 담당 이반 차카로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T에 "급속한 루블화 절하는 이미 러시아 환시장이 소요에 빠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예금자가 루블화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면서, 이는 러시아 당국으로서는 악몽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이와 관련, 러시아가 2008∼2009년 금융 위기 때 루블화 방어를 위해 2000억 달러를 투입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달에만 환율 방어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F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서방 제재로 충격받는 상황에서 유가까지 약세라면서 이 때문에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영 에너지 그룹인 로스네프트가 크렘린 당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음을 FT는 상기시켰다.

FT는 러시아가 이번까지 올해 들어 모두 4차례 금리를 올렸다면서, 이것이 인플레 진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8.4%가량 상승했다. 이는 중앙은행 목표치인 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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