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이번 국정감사에서 대표적인 청피아 사례로 꼽힌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원장이 야권의 집중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의 타깃은 단연 백기승 KISA 원장이었습니다.
나아가 미방위 국정감사는 KISA 원장 공모 절차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KISA측인 내부 규정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며 파행운영까지 빚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KISA 측에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과 후보자 평가표 자료를 요구했으나 KISA 담당실무자가 자료를 제한적으로 제출해 논란을 빚었죠.
이번 사태를 보면서 KISA 원장 전 KISA에 떠돌던 소문들이 사실이었음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됐습니다.
백기승 원장이 원장공모 절차 관련 서류를 거의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성실히 자료제출한 나머지 후보를 제치고 원장에 선임됐다는 것. 내외부의 전문성 논란이 가열돼도 이미 백 원장으로 내정된 KISA 원장 자리는 다른 후보를 고려할 여지가 없었다는 등의 루머입니다. 여러차례 KISA 내외부 소식통을 동원해 타진해봐도 백기승 원장이 처음부터 내정돼 있었다는 것은 정해진 사실이었고 이로 인해 이번 미방위 국감에서 야권의 최대 먹잇감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논란에도 꿋꿋이 KISA로 내려오신 백기승 원장은 야권의 사퇴 종용에도 불구하고 3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역대 원장들도 임기 초반에는 임기말까지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초반부터 중간에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는 원장이 어디있겠습니까.
백 원장은 야권 의원들의 질문공세를 예상한 듯 전문적인 질문에도 나름 노련하게 답변했지만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행할 수 있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벼락치기로 공부해 중간고사는 때울 수 있어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벼락치기로 치를수는 없겠지요. 인터넷쪽의 전문성이 백 원장 발언처럼 있다고 쳐도 정보보호쪽은 문외한일 겁니다. 전문성이 하루이틀안에 쌓이기 어려울텐데 백 원장이 인터넷, 정보보호 전문기관인 KISA의 향후 3년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요?
KISA는 백 원장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유출, 피싱·스미싱·보이스피싱 증가, 118센터의 주먹구구식 운영 등으로 이번 국감에서 여러차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KISA는 공공기관중 청렴도가 꼴지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국감기간 중 발생한 후이즈 디도스 공격, 판도라TV 해킹 등 사이버공격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그 피해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KISA의 책임이 한마디로 더 커져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비전문가가 원장으로 온 것을 정권은 물론 산업계 내외부에서 걱정하는 이유입니다. KISA는 나주이전을 앞두고 주요 인력들 또한 유출이 심히 일할 전문가가 없다는 것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습니다. 정보보호 전문기관에서 정보보호 전문인력이 인턴, 비전문 인력으로 긴급 수혈, 어렵게 운영을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전문기관의 수장이 전문가가 아니고, 실전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전문가가 아닌 전문기관. 휘청거리는 KISA와 위태로와 보이는 원장의 행보속에 국내 정보보호의 미래를 맡겨야하는지 국내 산업계 내외부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