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감청영장 불응'이라는 강경 대응으로 정부에 반기를 들자 텔레그램 개발자 파벨 두로프를 떠오르게 했다.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개발한 파벨 두로프는 지난 2006년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브콘탁테'를 개발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지난 4월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언론통제 등에 맞서 시위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넘기고, 부정선거 규탄 선두에 섰던 사람들의 페이지를 폐쇄하라는 공문을 보내자 파벨 두로프는 이 공문을 브콘탁테에 공개했다. 이후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를 떠나면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벨 두로프가 자신의 이익보다 사용자들의 보안을 위해 러시아를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텔레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
다음카카오 검열 논란은 지난달 18일 검찰이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를 단속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힌 자리에 다음카카오 관계자가 참석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동안 다음카카오는 총 147차례 감청영장을 받아 138차례에 걸쳐 개인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후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비공식 앱 이용자 수까지 더하면 260여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지난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기관의 감청 영장에 대해 7일부터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지 않겠다"며 감청영장 불응 의지를 밝혔다.
한편, 다음카카오 감청영장 불응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위기 모면용 발언이 아니길 기대한다" "다음카카오 감청영장 불응이 가능한 일인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감청영장 불응' 발언, 텔레그램 파벨 두로프 떠오르게 하네" "이석우-파벨 두로프, 같은 말 다른 느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