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던 유로존 경기가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더블딥' 우려가 불거지면서 펀드에서도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12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돼 있는 유럽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 8일까지 약 4400억원이 들어온 반면 최근 1개월 사이에는 220억원 가까이 순유출됐다.
상품별로는 슈로더투신운용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이 3개월 기준 183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가 최근 한 달 사이 86억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KB자산운용 'KB스타유로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도 같은 기간 242억원 순유입에서 41억원 순유출로 전환됐다.
유럽주식형펀드 가운데에서도 신흥국에 투자하는 신흥유럽펀드가 3개월 만에 10.14%에 이르는 손실을 보였다. 1개월 손실도 6.62%를 기록했다.
독일 닥스지수는 9월부터 이달 9일까지 약 5% 하락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나 영국 주요 증시도 5%가 넘는 하락률을 나타냈다.
유럽 경기는 연초 기대와 달리 글로벌 경제에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0.8%로 내렸다. 내년 전망치도 1.5%에서 1.3%로 낮춰잡았다.
유로존에서 맏형 격인 독일은 8월 산업생산 및 공장수주 실적이 5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독일 수출도 2009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악화됐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영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IMF는 유럽에 대해 2009년 이후 세 번째 경기후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경기는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대감은 살아있지만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내실이 약한 국가나 기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