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호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일 서울에서 제35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한호 FTA 체결에 따른 양국간 경제협력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권오준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호주 FTA를 통해 양국의 협력 분야 확대를 주문했다.
권 위원장은 “한국의 대호주 수출의 50%가 석유제품과 승용차에 집중되어 있어 이들 품목만이 FTA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될 수 있으나,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다른 분야도 충분히 호주 진출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최근 철강제품, 가구류, 기계 등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품목에 대해 호주의 수입이 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FTA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인 호주 조달시장은 자국기업 우대 정책으로 인해 이제까지는 우리기업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만, 이번 FTA 체결로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 금지를 확보함으로써 실질적인 진입장벽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영화산업도 양국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나갈수 있는 유망한 분야로 선정되었다. 김성은 CJ E&M 해외영업팀장은 “영화분야에서 호주와의 협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FTA를 통해 공동제작 및 투자확대를 통해 협력확대의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CGV는 CJ그룹과 홍콩의 골든 하베스트, 호주의 빌리지 로드쇼가 공동 투자한 회사다. 김 팀장은 “CJ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선진 영화관 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었다. 국내3위 영화관인 메가박스도 호주 금융회사인 맥쿼리가 주요 주주”라며, “이렇듯 시청각공동제작 협정이 포함된 이번 FTA를 통해 호주의 풍부한 자본이 우리 영화계로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 졌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세계 3위의 투자펀드 자산 유치 국가다. 김 팀장은 공동제작 분야에서도 호주의 자연 환경과 영어권 이점을 이용한다면 한국 영화가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측은 스마트 시티를 우리 기업의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 꼽았다. 한정훈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대학 교수는 호주가 최근 들어 사회안전망 구축 및 교육 분야에서 스마트 시티 수요가 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과 호주의 스마트 시티 분야의 협력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국의 경우 최신 기술을 실제 생활에 상용화 하는 분야에 강점을, 호주는 뛰어난 기술은 가지고 있으나 상용화 분야에 약해 양국의 기업이 협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세계적인 자원회사인 리오 틴도(Rio Tinto)의 안전 매니저가 참석하여 안전사고가 많을 수 있는 탄광 등에서 재해를 줄이는 호주 기업의 노하우 등을 소개해 한국 기업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난 4월 8일 양국 정부간 FTA 정식 서명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민간경제계의 회의인 만큼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호주 정부 및 의회에서의 참여도 활발했다.
지난 1일 환영만찬에 참석한 국회 원유철 한호의원친선협회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호주는 상호보완적인 경제관계를 가지고 있어 한·호주 FTA가 양국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에 조속한 국회비준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회의에 참석한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한-호주 FTA가 비준․발효되면, 세계 12대 경제대국으로 1인당 국민소득 세계 6위의 높은 구매력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호주와의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고, 보다 안정적인 자원 공급이 가능해 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호준 의원 등 국회의원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그룹회장 등 70여명이, 호주측에도 엔드류 롭 통상무역장관, 빌 페트슨 주한호주대사, 마크 베일 화이트헤븐코일 회장 등 정부인사 경제인 50여명이 참석했다.
전경련 한호경제협력위원회는 1979년 개최 이후 거의 매년 개최되어 왔으며,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민간경제 협의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