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홍에 여당-국회의장, 단독 국회 ‘기싸움’…국회 정상화 먹구름

2014-09-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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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야경 [사진=국회 사무처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설을 둘러싼 야권의 내홍이 깊어지자, 국회 정상화 길은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먹구름만 가득하다.

새누리당은 15일 세월호특별법과 국회 의사일정 등의 협상주체인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지가 흔들리자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통한 사실상의 '단독 국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통한 국회 정상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새누리당과 정 의장이 때아닌 기싸움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특별법 및 국회 정상화를 놓고 협상을 이어온 이완구 원내대표는 14일에 이어 이날도 박 원대내표와 회동을 갖지 못한 채, 야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새정치연합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지난 13일 이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동 이후 거취 문제가 불거지자 이후 두문불출했고 이날 오전에도 국회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정의화 국회장도 이같은 야당의 내부 혼란을 감안해, 이날 오전까지 여야 합의가 성과가 없을 경우 추진키로 했던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연석회의를 취소했다.

◆새누리, 국회의장에 '직권상정' 압박 수위 높여

새누리당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탈당설이 불거지는 등 새정치연합이 내홍이 심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정 의장에게 본회의에 계류중인 90여개 법안의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에게 "이제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새정치연합의 사정으로 세월호특별법의 실질적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언제까지 국회가 중단돼서 국민을 위한 법을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는 없다"면서 "(세월호 특별법과 본회의 계류 중인 법안) 분리 처리에 대해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주시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빨리 본회의를 열어서 91개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원내대표가 탈당까지 거론한 현재의 상황은 새정치연합 뿐만 아니라 국회에도 비상사태다. 제1야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초유의 사태로 충격적"이라며 당혹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오는 26일에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하셨다. 민생 현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고 그동안 허비한 시간을 감안하면 너무나 긴 시간"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이 화급한 만큼 이제는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때다. 국회의장께 본회의 일정을 앞당겨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의 내홍이 잦아들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할지 고민스럽다"면서도 "(상황이 지속되면) 본회의 단독개최와 법안 단독상정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여권내 분위기를 전했다.

◆정의화, '단독 국회' 손사래…19일 대정부질문 진행 시사

하지만 정의화 국회 의장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며 여당 단독 본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선을 그었다. 이로 인해 당초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15일 본회의 개최도 열리지 못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만난 새누리당 개혁 의원모임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 계류 중인 91개 법안 직권상정을 요구하자 "그렇게 했을 경우 생길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월호특별법을 두고 바로 (91개 법안을) 상정한다면 법적하자는 없지만, 18년 정치한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판단은 틀리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의장은 "91개 법안이 통과되고 정기국회가 다 날아가도 좋다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면서 향후 야당의 반발에 따른 후폭풍을 의식한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장은 당초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시한 정기국회 첫 의사일정인 17일~18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은 야당의 내부 사정으로 연기하되, 19일부터 대정부질문은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회 운영위원장인 이완구 새누리당은 원내대표는 16일 운영위 회의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파행 사태와 관련해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당내에서 국회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16일 국회 운영위 소집을 통보했고, 야당이 참여하든 안하든 의사 일정을 추진해나가기 위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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