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서 포로체험 훈련 하던 특전사 부사관 2명 질식사

2014-09-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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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올해 첫 도입한 1시간짜리 극한 결박훈련

병원 측 “정확한 사망 원인 아직 알 수 없어"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부대에서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오후 10시 40분께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부대원 이모(23) 하사와 조모(21) 하사가 숨지고, 전모(23) 하사가 부상을 당했다.

숨진 이모 하사와 조모 하사의 시신은 청주의 한 병원 영안실에 우선 안치됐다가 유족들이 동의해 국군 대전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을 당한 전모(23) 하사는 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특전사 측은 부대 내 CCTV 화면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회복 중인 전 하사를 상대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숨진 하사관들은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5인 1조로 포로체험 훈련을 받던 중 사고를 당했다.

훈련은 포로로 붙잡힌 상황에서,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티는 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당시 물리적 가격이나 압박, 고문은 없었다고 부대 측은 밝혔다.

하지만, 사고 당시 훈련장 내부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부대의 한 관계자는 “포로체험 훈련 가운데 하나로,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머리에 쓴 채 포로 결박 훈련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의 특수전 부대에서 주로 이뤄지는 이 훈련은 전쟁 중 적군에 포로로 붙잡혔을 경우 고문 등에 대비한 것이다.

이 포로체험 훈련은 미국에서 올해 처음 국내로 들여온 프로그램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외국의 부대에서 종종 이 훈련 도중 사망자가 발생할 만큼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훈련이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소홀히 한 채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부대의 한 관계자는 “이 훈련은 강도가 매우 높고 위험한 훈련”이라며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그 부분에 미숙한 점이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육군본부는 이 사고와 관련, 3일 오전 7시 30분 참모총장 주재 회의 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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