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수입차 최대 부품물류센터 가보니

2014-08-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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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자리잡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규 부품물류센터(PDC) 전경.[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주경제(안성) 이소현 기자 = 경기도 일죽 톨게이트를 통과해 논밭과 좁은 터널을 가로질러 얕은 언덕을 오르자 옅은 회색빛 컨테이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정문을 통과해 보이는 입구에는 1부터 8까지 숫자와 A부터 D까지 알파벳이 새겨진 입·출고장이 각각 마련돼 있었다. 이곳을 통해 삼각별 엠블럼을 달고 억대 수입차로 변신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들이 드나든다.

경기도 이천시에서 자리를 옮겨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자리 잡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신규 부품 물류센터(PDC)가 지난달 30일 공개됐다.
7월 10일 공식으로 문을 열고 가동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대규모 물류센터라서 내외부 모두 깔끔한 인상을 줬다. 정문 왼쪽 편에 있는 출입구로 들어서자 방금 뜯은 새 물건에서 나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메르세데스-벤츠 부품물류센터에서 부품을 신속하게 실어나르는 전동장치를 한 직원이 운전하고 있는 모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신규 부품 물류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동안 총 520억원의 투자를 들여 건립했다. 이전 물류센터와 비교해 2.5배 크기로 확대됐으며 면적은 1만7800㎡(5400평)으로 축구장 2.5배 규모이다. 총 5만9600개의 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에 현재는 약 3만개의 부품이 보관돼 있다. 향후 수요를 대비해 확장부지 6900㎡(2100평)도 마련했으며,  물류센터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본 건물 옆에 여유 공간을 뒀다.

벤츠 부품 물류센터는 작은부품‧중간부품‧큰부품 등 6구역으로 분류돼 있고 업무는 크게 입고(Receiving), 저장(Binning), 포장(Pick&Pack), 출고(Shipping) 등 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수입차 부품 물류센터라 그런지 구역을 구분하는 모든 안내판이 영어로 표기돼 있었다. 관계자만 입장할 수 있는 내부에 들어서자 보통 성인 남자 키 네다섯 배 이상 되는 높은 천장과 산적해 있는 부품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견학 안내를 담당한 이재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입출고 관리 차장은 신규 부품 물류센터를 지을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닥’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안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최대 12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4단으로 이뤄진 선반에 브레이크 디스크를 쌓아놓은 무게가 3.6t 정도 되는데 끄떡없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규 부품물류센터 내에 저장된 약 3만가지의 부품들.[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바로 입·출고 파트였다. 독일에서 70여일의 긴 기간을 거쳐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부품들이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류센터 직원들은 일일이 포장된 박스를 뜯어 부품에 하자가 없는지 손수 확인했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을 한 직원은 흰색 목장갑을 낀 채 타이어 휠을 양손에 들고 돌려가며 구석구석 검사했다. 앞뒤로 살펴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쓱쓱 문질러보고 이상이 없었는지 다시 휠을 상자에 넣고 테이핑 작업을 했다. 이렇게 점검을 마친 부품들은 저장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신규 부품 물류센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오전이었는데도 직원들이 많이 보이지 않은 점이다. 부품들을 실어 나르는 총 17대의 전동장비와 44명의 직원이 이전보다 2.5배 커지고 부품보유량도 50%이상 많아진 신규 부품물류센터를 책임지고 있었다.

적은인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것은 바코드 시스템으로 검수한 부품을 전산화·자동화해 관리가 가능하고, 한 대의 트럭으로 여러 수레를 이동해 신속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 6개 각 구역별로 팀제를 운영해 효율성도 높였다. 입출고 담당직원이 직접 부품을 실어 나르는 것이 아니라 부품 구역별 담당자들이 출고부품을 4~5개로 이어진 수레에 싣고 나갔다가 다시 입고부품을 싣고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체계로 운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부품물류센터, 턱앤토우(Tug&Tow)로 부품 옮기는 직원들.[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적은 인원이지만 근무하는 직원들을 고려해 물류센터 내 천장의 8%는 자연 채광창을 설치해 조도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미세먼지를 잡을 수 있는 환기 시설 구비는 물론 겨울철에도 실내온도를 평균 12도로 유지할 수 있는 최첨단 히팅시스템을 도입했다.

신규 부품 물류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 소요기간의 단축이다. 기존 물류센터에도 재고가 없으면 독일에 주문해 새로운 부품이 도착하기까지 6~8일 정도 걸렸지만 신설된 부품 물류센터에서 재고를 기존보다 50% 이상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신규 물류센터에서 서울‧경기 지역은 1일 2회씩, 지방은 1일 1회씩 각 지역의 59곳의 서비스센터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 서비스센터에도 원활한 부품공급이 가능하다. 또 야간배송도 실시할 예정이라 벤츠 소유자들은 서비스선터에 부품이 없을 경우 물류센터에 오후에 늦게 부품을 주문해도 다음날 아침에 곧바로 교체된 부품이 장착된 차량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 부품물류센터, 품목별로 정리된 입고 부품 모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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