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27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몰락 앞의 탐욕'이라는 제목으로 유병언(73) 사망 관련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또 두 면 전체를 할애해 유병언 일가의 비리 및 세월호 사태 등을 크게 보도했다.
이어 1만 명에 가까운 경찰이 동원되는 등 한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범인 수색작업이 펼쳐졌음에도 허탕으로 끝났으며, 통나무 벽 뒤의 은신처를 발견하지 못해 유병언을 잡을 기회도 놓쳤다고 전했다.
NYT는 유병언 일가가 70개에 달하는 계열회사들을 개인용 ATM(현금자동입출금기)처럼 사용했다는 한국 검찰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유 씨 일가가 세월호 운영 해운사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을 빨아들이면서도 지난해 세월호 안전교육에 쓰여진 돈은 단 2달러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증명서를 사는 데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는 그간 회사 돈으로 호화생활을 누려왔으며 미국에만 최소 800만 달러어치의 부동산을 갖고 있고 여기에는 뉴욕 맨해튼의 리츠칼튼 콘도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50만 달러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기부해 유 전 회장의 아명인 '아해'를 박물관 벽에 금색으로 새겨놓기도 했다.
아울러 유 전 회장의 미국 뉴욕 맨해튼 그랜드센트럴역,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전 사진 전시회를 위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도 쏟아부었다.
NYT는 "유 전 회장과 두 아들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적어도 382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자신들이 경영해온 해운사로부터 받았다"며 "해운사는 250만 달러를 유 전 회장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사는 데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유 전 회장의 해외 전시회와 연관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해외언론들 또한 유 전 회장의 사망과 관련 기사를 크게 다루며 그의 사망에 관련한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유씨의 시신이 발견된 시기와 사망 원인 등 의문점을 지적했다. WP는 '이제는 숨진 억만장자 배 주인의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제목에서 유씨의 일대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유씨의 구속영장을 재발부한 바로 다음 날 사망 소식을 전한 것과 왜 장기간 시신을 보관했는지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유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점을 제기했다.
영국의 BBC 방송도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숨졌으며 시신은 지난 6월에 발견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청해진해운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고 유 회장의 딸(섬나)은 프랑스 사법당국에 구금돼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