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의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제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정부는 26일(이하 현지시간) EU와 미국의 고강도 추가제제 조치에 "EU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천명하고 서방을 상대로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EU는 아프가니스탄, 중동, 북아프리카 사태 등 국제(분쟁)상황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국제 테러범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인(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탄압하도록 미국이 부추기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일련의 사건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하루 전인 25일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그룹과 크림소재 기업 등 18개 법인과 15명의 개인을 상대로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조치를 부과하는 등 고강도 추가제재를 단행했다.
15명의 개인 제재 명단에는 러시아 내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와 연방보안국(FSB) 국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국가안보위원회 서기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대외정보국 국장 미하일 프라트코프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EU 제재 대상은 개인 87명, 법인 20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EU의 추가 제재 조치에 러시아가 EU를 상대로 가스공급과 관련한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우려된다.
양측의 이 같은 팽팽한 대립이 가스수급과 관련한 '에너지 부문'으로 확산되면 국제정세 및 국제경제에 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