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 40일만에 유병언 확인..."검경 총체적 무능" 비판

2014-07-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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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40여일 만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되면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사진=YTN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40여일 만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되면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유병언 씨의 도주경로 인접지역에서 시신이 발견됐고, 유병언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명품 옷과 가방이 있었음에도 검·경이 이를 밝히지 않아 의혹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특히 시신 발견 40여 일이 지나도록 신원 확인조차 못한 점을 들어 검·경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경찰이 무능…누군가 책임져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2일 유병언 씨의 시신 발견 소식에 경찰의 무능을 비판하며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시장 앞에서 울산 남구을 새누리당 박맹우 후보와 함께 7·30 재보선 유세를 하면서 "40일이 넘도록 시체가 누구 것인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며 "유병언인지 아닌지 제대로 맞추지 못한 무능한 경찰이 있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생겼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힘을 받아서 이런 관행적인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 우리나라 부패 문화를 확실히 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대표는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수색 장소와) 2.5㎞밖에 안 떨어져 있었다. (경찰이) 유병언이 맞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안 했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대표는 하지만 정부의 무능에 대한 질문엔 "경찰이 시신을 발견했다. 정부보다 경찰이 문제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 최고의 현상금을 붙인 정도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안 했다). 그 자세가 잘못된 거다"라며 재차 경찰을 비판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검경 "1차 부검 결과 타살 가능성 적어"

시신은 발견 당시 반듯이 누운 자세였다. 사망 원인과 관련해선 자살·타살설, 저혈당 쇼크사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검·경은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경은 “외견과 1차 부검 결과 타살 흔적은 없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재부검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독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유병언 씨가 70대 고려인 점을 들어 도주 중 저체온증이나 영양실조로 사망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사망 시점이 5~6월이란 점, 변사체가 내복에 최고급 코트를 입고 있던 점, 유병언 씨가 도주 중에도 평소 마시던 생수 등을 챙긴 점 등으로 미뤄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검찰의 압박으로 초기 도피 조력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유병언 씨가 이후 혼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자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병언 씨 도피를 돕던 구원파 신도 38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13명이 구속됐다.

발견 당시 시신 주변에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이 흩어져 있었던 점이 자살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병언 씨가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술을 마시고 음독자살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 씨가 저혈당 쇼크로 사망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는 “유병언 씨가 당뇨병 등 지병이 있었다면 도주 과정에서 이 병이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자연사나 자살, 타살 등 사인을 명확히 추정할 만한 단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초 신고자 유병언 현상금 5억 원 받을 수 있나?

유병언 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해 신고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초리 주민 박모(77) 씨가 현상금 5억 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12일 박씨가 자신의 매실밭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변사체가 있다고 신고했다. 검·경은 지난 5월 25일 유병언 씨에 대해 5억 원, 장남 대균 씨에 대해서 1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발견 당시 반백골화가 진행되는 등 부패가 심해 누군지 알 수 없었고, 박씨도 "노숙자인 것 같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포상금은 대상자가 살아 있을 때 신고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최초 신고할 때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초 신고 때 '유병언으로 의심되는 사체다'며 신고했는지 아니면 '시체가 발견됐다'고 신고했는지에 따라 다르며 신고 의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 역시 "유병언인 줄 모르고 신고한 사안이라 아직 포상금 지급과 관련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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