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에 따르면 유병언씨는 7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75일 가량 신출귀몰한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측근의 도움으로 생필품을 조달했고 신도들의 집을 옮겨 다니며 자신을 쫓는 검찰과 경찰을 농락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이 지난 4월20일 검찰이 유병언씨 일가 비리 수사에 착수하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 금수원에 있던 유병언씨는 부인을 비롯해 도피극을 총괄 기획한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 등 구원파 수뇌부와 상의 끝에 금수원을 빠져나갔다.
금수원에서 빠져나온 유씨는 구원파 핵심 신도인 일명 '신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의 언니 소유 아파트와 측근 한모(50·구속기소)씨의 단독주택에 열흘 넘게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유씨 측근인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가 측근들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되자 도주를 시작했다. 유병언씨는 아해프레스 직원이자 구원파 여신도 신모(33·구속기소)씨 등과 함께 전남 순천으로 내려가 송치재휴게소 운영자 변모(61·구속기소)씨 부부가 관리하던 별장인 '숲속의 추억'에 은신한다.
5월 22일 검찰 검거팀은 유씨의 도피를 돕던 구원파 신도 추모(60·구속기소)씨의 존재를 확인하고 순천 현지로 급파, 24~25일 추씨 등 도피 조력자 4명을 검거했지만 유씨 소재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어 25일 밤 유씨가 은신하고 있던 숲속의 추억을 덮쳤지만 눈치 챈 유씨는 이미 구원파의 연락을 받고 사라진 후였다.
유씨의 흔적은 여기서 끊겼고 검찰은 더이상 유씨의 신변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검·경은 한 달 넘게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구원파 신도 자택 등을 중심으로 유씨 소재를 찾아나섰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 신원이 확인되면서 유병언씨의 도피극은 죽음으로 일단락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