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노하우를 축적한 것이다. 그중 하나는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경쟁사의 무차별 특허전략에 맞서, 외부 특허를 구매해서라도 맞제소해 소송을 유리하게 이끄는 게 골자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가 16일 서울 SC컨벤션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임영조 변호사(삼성전자)는 ‘지식재산권 활용을 통한 경쟁사 대응전략’을 발표하며 “맞제소를 해야지, 대책 없이 소송하면서 협상하겠다는 전략은 안 통한다”며 “특허를 사서라도 상대방의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우리 포지션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예전엔 지식재산권이 로열티로 연결됐는데 요즘 기업들은 지식재산권이 곧 비즈니스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며 “지식재산권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경쟁사를 시장에서 축출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향후 트렌드를 예상하고 특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특허 분쟁 시 (상대를 압박할)특허가 없으면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다”면서 “스스로 특허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70%는 자체 개발하고 30% 정도는 제3자에게서 특허를 매입해 특허분쟁에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주로 상표, 디자인, 사용특허 등 소프트 지식재산권에 대한 제소를 중점 추진해왔다. 발명자를 적극 보호해 산업 발전을 지향하는 미국의 특성상 판매금지 판결에 후하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판매금지는 소비자가 해당 특허 기능 때문에 제품을 구매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는데, 기능특허·디자인 등의 소프트 지식재산권이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애플에 대해 주로 표준특허로 맞서왔다. 표준특허는 소프트 특허에 비해 판매금지 소송에서는 불리하지만 상대방이 회피설계를 시도하기가 어렵다는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특허 공격·방어에 대한 매뉴얼에 따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맵 시스템을 통해 경쟁사의 관련 기술분야 동향을 파악하고, 분쟁 발생 시에는 라이선싱 활동을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애플이 지나치게 판매금지 소송을 남발하다 보니 최근엔 평판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판금 소송으로 경쟁사가 축출되면 독과점이 형성돼 상품 가격이 오르는 부정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또 애플이 스마트폰 대당 30~40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요구하다가 특허괴물(트롤)로부터 같은 로열티 수준의 공격을 당해 곤경에 처한 사례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