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월드컵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새벽에 치뤄지는 경기 시간을 고려할 때 아직 이렇다 할 '월드컵 특수'가 보이지 않은 탓에 실망은 더 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3일 "세월호 여파 등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태인 데다 출근에 부담을 주는 경기 시간으로 (월드컵이)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16강에 진출한다면 내수침체를 벗어나는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16강 진출이)어렵게 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소비가 둔화된 적이 있었으나 대표팀의 원정 첫 16강이라는 성적을 거둬 사회 분위기의 반전을 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남아공월드컵 때 우리나라는 10조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의 추산 결과 TV수출 등 상품 매출과 기업 홍보·프로모션비용 지출, 거리응원·뒤풀이에 따른 소비 증가 등 남아공월드컵의 직접적 경제 효과는 3조7000억원에 달했다.
대표팀 경기가 전 세계에 생중계돼 얻는 국가브랜드 상승효과 3조6000억원 등 간접적 경제효과는 6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 기업과 치킨·맥주업체 등 월드컵 수혜주 19개 기업 시가총액은 월드컵을 전후로 3주간 2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실제 지표로도 2010년 월드컵 효과는 한눈에 들어온다.
2010년 2분기와 3분기 실질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각각 0.5%, 1.1% 늘었으며 민간소비는 2010년 연간으로는 4.4% 증가해 2009년(0.2%)과 2011년(2.9%)보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반전을 꾀할 만큼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월드컵 특수' 효과를 볼 수 있었겠지만 16강이 불확실한 현재 상태론 장기화된 내수침체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