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는 지지선으로 여겨 온 1950선을 내준 채 1.00%(19.56포인트) 하락한 1939.88을 기록하면서 8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1030원선 아래로 밀리면서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8원 내린 1022.5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1016.5원) 이후 최저치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국 재무부가 최근 내놓은 환율 보고서는 한국 외환당국에서 (1030원선이 아닌) 특정 레벨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런 점이 환율이 급락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도 5거래일 연속 32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는 가운데 환율 급변이 외국인 이탈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수출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됐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당국이 외환시장에 언제 개입하느냐에 따라 외국인 복귀 시점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국은 이미 시장개입 가능성을 구두로 밝힌 바 있다"며 "관련조치가 언제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이 투자지표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이 이달 이뤄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MSCI 신흥국 지수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중국 A주가 편입되면서 외국인이 한국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5월 내내 외국인 수급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커지는 가운데 관련 대책이나 경기 부양책 모두가 제때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월 중국 무역수지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긍정적인 변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수 하락 자체가 저점매수 기회를 줄 수는 있다.
강 팀장은 "국내 증시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10선까지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급락세를 보인 자동차나 관련 부품주 같은 경기민감 수출주에 대해 역발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