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뮤니케이션 효과이론 가운데 탄환이론이란게 있다. 매스 미디어는 대중들에게 즉각적이며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게 요지다. 마치 포수가 총을 쏴 사냥감을 잡듯이 미디어가 메시지를 통해 대중들을 설득,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지나치게 단순하고 조악한 이론으로 비판 받으며 오늘날에는 사라진 이론이다.
그런데 정부와 일부 언론의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들은 아직도 '탄환이론'을 신봉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대한민국 국민을 '사냥감'으로 보는 오만방자함이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실을 감추고 통제하는데 신경을 쓰고, 정부의 앵무새로 전락한 일부 언론은 현장과 동떨어진 왜곡, 과장, 물타기 보도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더 큰 대못질을 했다.
정부와 일부 언론은 뭘 착각하고 왜 나대었을까?
첫째, 이들은 뉴스의 생산과 유통환경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것 같다. 과거 몇개의 신문과 방송만 있을때는 가능했을 '작전'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기존의 '앵무새 언론'을 거부하고 진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대안언론들이 많이 생겨났다. 특히 SNS가 기존언론이 해내지 못한 사회소통을 해내고 있다. 언론에 발표되지 않은 뉴스들이 SNS를 통해 파급되고 있다.
정부와 일부 언론은 이미 개인 미디어시대가 왔다는것을 보지못하고 과거의 권위와 전통에 목을 매고 있음이 틀림없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실종자 가족의 말을 들어보면 "세월호 선장이나 보도국장이나 똑같은 X들이다. 카톡 등을 처벌하기전에 오보를 내보내고 정부의 앵무새 역할을 충실히 한 언론부터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이들은 또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도를 우습게 봤다. 지금이 시민의 시대인가, 신민의 시대인가라는 자조섞인 소리도 들린다. 신민의 시대인줄 착각하고 있는 계층은 정부 여당과 일부 언론인들 뿐일 것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들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또 그냥 잊혀져 가는건 아닌지 두렵다. 아주경제 이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