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담보 없이 거액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유씨 일가와 관련한 회사들의 자료에 따르면 ㈜새무리는 2008년 1월 ㈜다판다, 문진미디어 등 2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모의 지분 80%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보유함으로써 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나 ㈜세모의 2대주주(29.0%)가 된 ㈜새무리는 2006년 4월 설립됐는데, 2008 회계연도 한 해 감사보고서 외엔 공개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이 감사보고서를 보면 새무리는 ㈜세모 인수를 위해 2007년 기업은행에서 95억 원, 농협중앙회에서 128억 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비록 이런 회사정리계획이 법원의 인가를 받아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회사의 규모에 비해 대출액이 클 뿐 아니라 대출시점으로 보면 앞으로 보유하게 될 ㈜세모의 주식 외엔 담보로 제공할 만한 유형자산이 없었다는 점은 의심을 살 만하다.
당시 이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은 21억 원 상당의 집기 비품이 전부였다. 이 해의 매출액도 2억 원이 채 되지 않고 13억 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새무리의 주주 황모 씨 등 개인 주주 8명은 유 전 회장과 관련된 인물로 추측된다. ㈜세모는 최종부도 뒤 1999년 법정관리가 결정된다.
이를 종결하기 위한 채무변제 계획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약속한 2008년까지 제대로 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2007년 12월 말 기존주주의 주식을 감자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해 새무리 컨소시엄의 투자를 받는 내용으로 회사정리계획을 바꿨다.
㈜새무리가 세모그룹의 모체였던 ㈜세모의 법정관리 종결을 위해 '급조'한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로 추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세모의 지분구조는 2008년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