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현장24시] 설계사란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

2014-04-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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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사진제공=삼성화재]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중장년층의 노래방 18번으로 유명한 가수 김명애씨의 히트곡 ‘도로남’의 가사 첫 구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라는 글자에 사고라는 이름의 점 하나를 지우면 님이,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

평소에는 보험계약을 체결해 돈을 벌어오는 설계사들을 왕처럼 받들어 모시다가도, 사고나 실수, 범죄로 문제가 불거지면 등을 돌리기 일쑤다.

부산에서 소속 설계사가 고객 9명의 돈 4억2000만원을 가로채는 일이 벌어졌음에도 해당 설계사의 문제일 뿐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는 삼성화재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삼성화재는 피해 금액은 애초부터 문제의 설계사가 받아 챙긴 것으로 회사가 이득을 본 적이 없는 만큼 보상의 책임도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과거에도 대리점이나 설계사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와의 거리두기에 급급했다.

설계사가 잘 몰랐고, 실수를 했고, 잘못을 한 것이지 회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매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설계사에게 상을 수여하는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어 보험왕 타이틀을 안길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보험사들에게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은 언제든 남이 될 수 있는 돈벌이 기계에 불과한 것일까.

물론 고객들을 속여 거액을 착복한 범법자까지 보험사가 직접 나서 두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고객들이 계약을 체결할 때는 설계사 개인에 대한 믿음과 함께 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삼성화재 지점 소속 설계사가 삼성화재 상품을 미끼로 고객들을 우롱했는데도 도로남만 열창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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