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 골프라고 했다.
톰 왓슨은 60세 때인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우승을 다투다가 2위를 했다. 샘 스니드는 1965년 그레이터 그린스보로오픈에서 52세10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미국PGA투어 역대 최고령 챔피언이다. 잭 니클로스는 1986년 마스터스에서 46세로 우승했는데 이는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비제이 싱은 40세 넘어서만 미국PGA투어에서 22승을 올렸다. 그의 전체 승수(34승)의 65%에 달한다.
여자골프에도 나이를 무색게할만큼 관록을 과시하는 선수가 있다. 약 10년전 아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지금은 캐리 웹(호주)이 그 바통을 잇고 있다.
웹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에서 열린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4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를 몰아쳤다. 그는 4라운드합계 19언더파 269타(66·71·69·63)로 2위권 선수 5명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996년 미LPGA투어에 데뷔한 웹은 투어 통산 41승째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2월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2승째다.
웹은 역대 투어 다승 랭킹에서 ‘스포츠 여제’ 베이브 자하리아스와 함께 공동 10위로 올라섰다. 웹보다 세 살이 적은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가 통산 25승을 거둔 것과 비교해도 ‘노익장’이다.
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3위를 한 웹의 진가는 최종일, 그것도 후반에 빛났다. 3라운드까지 선두 고보경(17·리디아 고)에게 6타 뒤진 공동 20위였던 웹은 4라운드 전반에 3타를 줄인데 이어 후반에 버디만 6개 잡고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그 즈음 선두를 2∼3타차로 쫓는 선수들이 많아 우승향방을 점치기엔 일렀다. 그러나 최종일 초반 네 개의 버디를 솎아낸 고보경이 주춤하고 다른 추격자들도 스코어를 크게 줄이지 못하면서 웹은 연장 일보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4000만원)다.
웹은 올해 열린 투어 5개 대회 가운데 4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거뒀다. 승률 50%다. 지난해엔 초반 5개 대회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2승을 올렸었다. 그 반면 한국선수들은 지난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신지애와 박인비(KB금융그룹)가 1승씩을 했으나 올해는 ‘무승’으로 보냈다.
투어에 데뷔한 후 첫 승을 노렸던 고보경은 최종일 2타(버디5 보기3)를 줄인데 그치며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1타차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미림(우리투자증권) 양희영(KB금융그룹), 루이스, 아자하라 무뇨즈(스페인)도 2위를 차지했다.
고보경은 상금 8만5895달러(약 9300만원)를 받았다. 이는 미LPGA투어 공식대회에서 그가 받은 상금으로는 최다액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스윙잉스커츠에서 우승할땐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를 받았다.
1∼2라운드 선두였던 이미림은 ‘가능성있는 루키’로 이름을 각인했다.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은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7위,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29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