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글로벌 자금 유출 가속화... 연 20주 순유출

2014-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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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20주 연속 빠져나간 가운데 이같은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신흥국 관련 글로벌 자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3일 국제시장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4대 신흥국 주식형펀드군인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와 아시아 펀드(일본 제외), 라틴아메리카 펀드, 동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EMEA)  펀드는 올해 들어 20일까지 총 329억5000만 달러가 순유출 됐다. 이달 들어서도 65억23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양적 완화 축소로 금융 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신흥국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옐런 의장이 조기 금리 인상을 언급하면서 신흥국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1976년, 1994년)에도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린 시기에 남미와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불러와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또 중국 경제 성장률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발 위험이 두드러지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GEM 펀드에서 올 들어 185억9400만 달러가 유출됐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에서 96억91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어 라틴아메리카 펀드, 동유럽·중동·아프리카 펀드에서 각각 31억6500만 달러, 15억1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 2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조3298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여타 수급 주체가 강한 매수세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이 같은 매도는 시장 수급의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 관련 4개 펀드군에서는 이달 들어 19억700만 달러가 빠져나가 올 들어 총 139억5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선진국 펀드인 일본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펀드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52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으나 이달 들어서는 16억74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서유럽 펀드는 올 들어 총 274억95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북미펀드는 1월 41억5400만 달러가 빠져나갔으나 2월 2억 달러가 순유입, 이달 들어서는 152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 일본펀드는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보였다”며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월 이후부터 순매도로 전환한 상태”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에 대해 상반된 대응을 보이고 있어 신흥국 관련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것.

김 연구원은 “신흥국은 유동성 이탈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자금 이탈이 중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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