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논문은 지난 2013년 7월 방송문화연구 제25권 1호에 실린 ‘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 란 제목의 논문이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및 아시아 연구소 강명구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연구팀이 작성했다. 국내에서 중국 시청자들의 외국 드라마 시청 취향을 최초로 연구한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지난 2013년 1월 15일부터 1월 22일까지 일주일간 중국 수도 베이징에 거주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의 중국인 성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 소비취향 설문조사와 중국의 한 미디어 평가사이트에 올라온 댓글을 분석해 논문을 작성했다.
논문은 핵심은 중국 시청자들이 드라마 시청을 통해 어떤 취향 프로파일을 구성하는 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논문은 우선 중국 TV와 인터넷을 통해 가장 많이 시청한 중국 대륙, 홍콩, 미국, 한국, 대만, 일본드라마 시청 상황을 탐색했다.
그 결과 중국 시청자가 선호하는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로 47.5%를 차지했으며, 홍콩 드라마(31.8%), 한국 드라마(28.2%), 대만 드라마(15.8%), 일본드라마(10.2%), 태국드라마(3.6%)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논문은 지역별, 성별과 연령대별, 그리고 학력과 소득에 따른 각 지역 수입드라마 선호자 분포도를 분석하고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일본드라마와 미국드라마를 선호하고, 학력과 소득이 중간쯤 되는 시청자들이 중국드라마와 홍콩드라마를, 학력과 소득이 낮은 시청자들은 대만, 한국드라마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논문은 특히 서로 다른 교육, 소득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나라의, 어떤 장르의 드라마를 시청하는 지에 집중해 ‘드라마 소비취향 지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크게 4개의 특징적인 취향 프로파일이 나타났다.
첫 번째 프로파일(A)는 학력은 높지 않고 소득은 높은 층에서 나타난 ‘현실적이고 논리적 감성’으로 ‘인생은 아름다워’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의 한국 드라마가 포함됐다.
두 번째 프로파일(B)는 학력과 소득이 높은 층에서 나타나는 ‘이성적이고 경쾌한 감성’이다. 여기에는 ‘프렌즈’, ‘빅뱅이론’, ‘섹스 앤 더 시티’ 등의 미국 드라마와 ‘노다메 칸타빌레’ ‘호타쿠의 빛’ 등의 미국 일본 드라마가 주류를 이뤘다.
네 번째 프로파일(D)는 소득은 높지 않고 학력은 높은 층에서 나타나는 ‘로맨틱 트렌디 감성’으로 ‘꽃보다 남자’, ‘고쿠센’등 일본드라마와 한국드라마 ‘시티헌터’가 포함됐다.
이번에 논란이 된 부분은 바로 세 번째 프로파일(C), 학력과 소득이 낮은 층에서 나타나는 ‘비논리적, 감정 과잉분출의 감성’이다. 여기에는‘조강지처 클럽’, ‘청담동 앨리스’, ‘천번의 입맞춤’ 등 한국 드라마가 다수 포함됐다.
논문은 '청담동 엘리스' 관련 댓글을 인용해 “한국 드라마를 보려면 ‘머리’가 필요 없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데 머리를 쓸 일이 전혀 없고, 설혹 머리를 쓴다 하더라도 이야기 전개과정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포함된 시청자는 비논리적 상황 속에서 감정의 과잉 분출을 간접 체험하면서 대리만족을 얻는다며 ‘막장’ 드라마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은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과 상당히 다른 사회 경제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점에서 한류에 대한 새로운 인식방법이 요구된다고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논문은 한국드라마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소득이나 학력이 낮은 집단인 것처럼 분류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