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뭉게구름 속에서 수줍게 빛나는 따스한 햇살과 푸른 하늘, 더없이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의 아름다움이 맞닿는 곳. 온통 파스텔톤으로 가득한 하늘과 바다만큼이나 맑고 깨끗한 공기와 바람. 사이판에서는 이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다.
서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에 위치한 대표 섬 사이판은 남북으로는 약 24km, 동서로는 최대 10km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이곳의 풍광은 아름다움을 뛰어 넘어 위대하다.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에 수려한 자연경관…최상의 휴양지
1년 내내 큰 기후변화 없이 평균 27도를 유지하는 이곳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적당한 습도로 불쾌지수가 낮아 휴양지로서의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다양한 해양스포츠와 체험거리, 볼거리 덕에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산호초가 바다 위로 솟아올라 만들어진 이 섬은 주위 바다가 모두 산호로 뒤덮여 있어 그 빛깔이 오묘하다. 사이판은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1만900m)가 있는 곳으로 그 깊이에 따라 바다의 색깔도 다채로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수려한 자연 품어 더 아름다운 사이판의 명소
관광명소도 수려한 자연을 품었다.
산호초 바다 위에 솟아 오른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 ‘새섬’은 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바닷새들이 표면에 나 있는 수많은 구멍 속으로 모여들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전망도 일품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의 빛깔은 근사하기 그지 없다. 새섬 가까이에는 새들의 얼굴을 환하게 비출 것만 같은 에메랄드 빛 바다가 감싸더니 이내 그 색이 점점 짙어지기 시작해 짙은 파란빛으로 변한다.
희한하게도 바다가 깊어져도 에메랄드빛 바다가 검푸른 색으로 변하진 않는다. 파스텔 톤의 푸른 색 위에 진한 파란색으로 덧칠을 한 듯 짙게 변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사이판의 바다는 더 웅장하고, 더 아름답다.
사이판 최북단에 위치한 80m 높이의 만세절벽은 1944년 7월7일 세계2차대전에서 패색이 짙은 일본군들이 미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최후의 공격을 감행한 후 전세가 기울자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일제히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하여 ‘만세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거센 파도가 가파른 절벽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은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하면서도 아찔하다. 운이 좋으면 절벽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 바다거북을 볼 수 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저 멀리 살짝 곡선을 그리고 있는 수평선도 이곳의 볼거리다.
◆아름다운 바다의 매력에 빠지다…마나가하섬 투어
사이판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나가하섬.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이 섬으로 가는 방법은 페러세일링을 하거나 페리를 타는 것 두 가지다. 사이판 본섬에서 마나가하섬까지 소요되는 10여분의 짧은 시간, 하늘을 날으며 마나가하섬 전경을 한눈에 바라보는 페러세일링을 하기를 추천한다.
여러 빛깔이 공존하는 사이판 바다의 물살, 이를 가르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보트의 끝자락에 묶인 낙하산에 몸을 싣고 떠오르면 이내 마나가하섬의 찬란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가슴이 벅차 오른다.
푸른 하늘 위로 날아 올라 둥실둥실 떠가는 짜릿한 순간도 패러세일링이 선사하는 달콤한 선물이다.
마나가하섬은 전체 둘레가 1.5km로 걸어서 15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섬이지만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수심이 얕은 에메랄드 빛 산호바다가 멀리까지 이어져 있고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과 바다생물들이 서식해 많은 관광객들은 스노클링하러 이곳을 많이 찾는다.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와 잠깐의 교육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아름다운 수중세계를 오롯이 맛 볼 수 있다는 것은 마나가하 섬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한적한 분위기 속 여유로움…티니안
사이판에서 5km 가량 떨어진 곳에는 티니안 섬이 위치해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10분정도 이동하면 티니안 섬이다. 4~5명 정원의 이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때 내려다보이는 지역 풍경은 넋을 잃게 만든다.
경비행기 조종사 옆에 앉아 부조종사가 된듯한 착각에 잠시 빠지다 보면 어느새 티니안이다. 번화한 사이판과는 180도 다른 느낌이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티니안은 가꿔지지 않은, 어쩌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정돈되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시골집들의 모습에서 푸근함이 느껴진다.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선 찾아볼 수 없는 여유도 이곳 원주민들에겐 있는 듯하다.
티니안은 볼 거리와 즐길 거리도 풍부한 섬이다.
영롱한 빛깔의 바다에서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구멍이 무수히 뚫린 산호초 바뒤 사이로 거대한 물줄기가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천연분수 '블로 홀', 인적이 드물어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롱 비치', 롱 비치 끝 좁은 동굴 속으로 빠져 나가면 나타나는 '누드 비치'는 연인 또는 신혼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해변의 백사장에서 산호가 닳아 별 모양이 된 자그마한 산호모래를 찾아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한적한 곳에서의 휴식이 자칫 지루해지려 하다면 역동적인 레저활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바닷물이 맑고 빛깔이 아름다운 티니안의 해변은 체험 다이빙과 스노클링 등 다양한 수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해안에서 고속 보트를 타고 수심 30m 이상 되는 태평양 앞바다를 누비며 낚시(트롤링)를 즐길 수도 있다. 참치는 물론 지역의 대형 어류 마이마이 등이 잘 잡혀 낚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직접 잡은 물고기는 트롤링 체험이 끝난 후 싱싱한 회로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