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해 2년간 준비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서는 M&A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휘령 세아제강 사장은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특수강관 업체인 ‘이녹스텍’의 최종 인수 절차 마치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도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가속화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한국 강관 업체가 철강산업의 본고장 유럽의 철강 기업을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다.
이번 인수로 세아제강은 이녹스텍이 보유한 이탈리아와 중국의 생산거점과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클래드 강관’ 기술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이번 성공을 통해 세아그룹 전 계열사가 향후 글로벌 선진기업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도 또 하나의 성과다.
세아제강은 내수시장의 한계 극복과 시장의 다변화라는 과제를 풀기위해 해외 M&A를 선택했다. 이미 2년 전부터 사내 전담조직을 구성해 해외 M&A를 위한 확고한 전략과 로드맵을 작성하고 선진업체에 대한 벤치마킹과 함께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입수된 매물들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회사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유럽시장 M&A였기에 더욱 철저하게 준비했다. 인수의 목적과 타겟 시장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히 정했다. 작년 9월, 이녹스텍이 매물로 포착 된지 불과 6개월 만에 인수절차가 최종 마감될 수 있었던 것도 애초부터 방향과 전략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녹스텍 인수 작업 과정에서 세아제강은 코트라(KOTRA, 사장 오영호)의 지원을 받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세아제강은 코트라 글로벌M&A지원센터를 통해 이탈리아 M&A 추진을 위한 네트워크 확보, 강관 시장 분석, 협상 전략 제시 등 전 방위적인 지원을 받았다. 딜의 시작단계부터 센터의 전문 인력들이 투입해 밀착 지원함으로써 세아제강은 이녹스텍 인수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한기원 코트라 커미셔너는 “인수 후 통합관리(PMI)가 M&A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통한 현지 마케팅 지원 뿐 아니라 센터의 전문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에 따르면 유럽시장의 금융위기 이후, 알짜기업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세아제강이 인수한 이녹스텍도 모기업인 론다의 경영위기로 매물로 나오게 된 사례다.
일부 대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한국과 달리 유럽에는 지역별로 강소 중견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실제 이러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유럽의 인바운드 M&A(해외 유럽기업을 인수) 시장의 규모는 약 3900억달러로 전년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아직 한국기업들에게 유럽기업 M&A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나 세아제강의 사례에서 보듯 확실한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