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아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배당성향(순이익÷배당금)은 작년 말 기준 13.1%로 20%에 이르렀던 2004년 말 대비 약 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도 2.1%에서 1.1%로 줄었다.
배당이 갈수록 줄어든 데에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기업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기업 배당수준은 해외증시 대비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은 배당성향이 38%에 달했다. 영국 및 캐나다도 각각 48%와 58%를 기록하면서 선진국 평균은 49%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기업 배당성향은 14.66%로 신흥국 평균치(41%)에도 못 미친다.
국내기업이 배당에 인색하다는 얘기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상장사가 배당을 적게 하는 데는 재무적 안정성과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유보이익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급격한 배당 변화를 회피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 배당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는 되레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 탓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배당주펀드 설정액은 전월 27일 기준 2조8177억원으로 최근 1년 새 1조1331억원 늘었다. 작년에만 순자산이 1조477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5조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안정적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배당 투자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배당수익률은 1%에 불과해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영 투명성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과잉투자와 사적 이익 추구 등 기업의 현금흐름 남용을 막기 위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주주가 현금흐름의 남용을 피해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갖춰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