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에 따라 입후보자는 선거비용 관리를 위한 예금계좌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은행으로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 계좌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선거비 전용통장인 ‘당선기원통장’을 판매한다. 가입대상은 선거 입후보자 또는 입후보자가 지정한 회계책임자다. 선거기간 중 송금수수료,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등을 면제해 준다. 추후에 선거비용지출 내역 확인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거래내역증명서 발급수수료도 면제된다.
KB국민은행도 지난 4일 ‘당선통장’을 출시, 6월 3일까지 판매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선통장은 입후보자가 선거기간 중 부담해야 하는 각종 수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역시 당ㆍ타행 창구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의 혜택을 담은 ‘한마음당선기원통장’을 출시 검토중이다.
각 지역 지방은행들의 마케팅은 더 적극적이다. 부산은행은 제3자가 부산은행 창구나 인터넷, 자동화기기(CDㆍATM)를 이용해 ‘선거비용관리통장’에 송금해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통장 신규 개설때 '입후보자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라는 당선 기원문구를 통장에 새겨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영봉 부산은행 마케팅본부 부행장은 "선거비용관리통장을 이용하면 효율적이고 공정한 선거비용 관리가 가능하다"며 "지역을 위해 봉사하려는 지방선거 입후보자들의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은행도 ‘KNB당선통장’과 ‘KNB당선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특히 KNB당선체크카드는 연회비ㆍ발급수수료 면제와 함께 가맹점 이용대금 0.5% TOP포인트 적립 그리고 알림서비스(SMS)가 무료로 제공된다. 체크카드는 제한 없이 복수 발급 받을 수 있다. 광주은행과 제주은행 역시 ‘당선기원통장’을 출시해 판매중이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은행들이 지방선거 때마다 앞다퉈 당선통장을 출시하는데에는 입후보자들이 사용하는 엄청난 선거비용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에서는 지역별 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들에게 각각 선거비용 제한액을 제시한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1인당 쓸 수 있는 평균 선거비용은 14억6000만원이다.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인구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지사 후보가 최대 41억7000만원까지 쓸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의 한도액은 37억3000만원이다. 경남도지사 후보의 제한액은 17억6400만원이고 부산시장 후보는 1인당 최대 15억7600만원을 쓸 수 있다.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들은 산출 기준이 시·도지사 선거와 동일하므로 제한액도 동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서 입후보자가 몰릴 경우 단기간 최대 수백억을 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각 은행의 고객이 당선될 경우 향후 해당 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비용 유치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