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나' 종영…SM C&C 제작 드라마 연이은 실패, 오죽하면 SM의 저주일까

2014-02-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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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윤아 [사진 제공=MBC 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한류의 중심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를 거느리고 국내 가요 역사상 12년 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괴물 신예’ 엑소를 키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기획사다.

SM 자회사 SM C&C(에스엠 컬처앤콘텐츠)는 지난해 배우 장동건ㆍ김하늘ㆍ한지민 등이 소속된 ㈜에이엠이엔티를 흡수합병하며 배우를 대거 영입했다. KBS2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과 ‘1대 100’ 등 유명 프로그램을 제작한 훈미디어와도 손을 잡았다. 톱스타 배우와 유명 제작사를 확보한 SM C&C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단계에서 발굴, K-POP으로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거창한 출사표를 내며 영상콘텐츠 제작으로 SM의 영토를 확장했다.

호기로워 보였던 출발과 달리 SM C&C가 제작한 드라마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 KBS2를 통해 ‘총리와 나’, 수·목요일에는 MBC를 통해 ‘미스코리아’를 내보내고 있지만 월~목요일 지상파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오죽하면 소속 가수 김희철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리 소속사가 제작한 드라마에는 절대 출연하지 않겠다”고 발언했을까.

SM C&C의 꼴찌는 익숙한 풍경이다. 지난 2012년, SM C&C가 SM 소속 샤이니 민호와 에프엑스 설리를 주연으로 내세워 첫 제작에 도전한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역시 방영 내내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SM 소속 아이돌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청률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우스갯소리로 ‘SM의 저주’라 불리는 현상은 사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M C&C 출범 전 방송된, MBC ‘맨땅에 헤딩’과 SBS ‘파라다이스 목장’은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하고 소속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였다. 저조한 시청률, 시청률보다 더 혹독한 연기력 논란 속에 종영을 맞이했다.

넓게 보면 SM 소속 가수가 출연한 드라마들이 겪은 ‘쓴맛’도 ‘SM의 저주’ 범주 안에 든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출연한 SBS ‘드라마의 제왕’과 ‘아테나’, KBS2 ‘포세이돈’을 비롯해 소녀시대 제시카가 출연한 KBS2 ‘난폭한 로맨스’, 마찬가지로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을 맡은 KBS2 ‘사랑비’ 역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SM은 ‘총리와 나’를 통해 ‘SM의 저주’를 끊고자 했다. 아이돌이지만 연기력 논란은 없었던 윤아와 믿음직한 배우 이범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속 연예인이 남자 주인공을 맡지 않은 첫 작품이다. MBC ‘미스코리아’ 캐스팅에는 더욱 공을 들였다. MBC ‘파스타’(2010)로 시청률과 작품성에서 호응을 얻은 권석장 연출·서숙향 극본·이선균 주연 ‘트리오’에 여주인공 SM 소속 배우 이연희를 살짝 얹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데에는 실패했다.

드라마 평론가로 활동 중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배우라고도 할 수 없는 자사 소속 연예인을 내세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좋은 대본을 고르기보다는 소속 연예인의 이미지에 맞는 대본을 고르다 보니 시의성 떨어지는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라며 ‘총리와 나’를 예로 들면서 “대한민국 정치에 염증이 심한 상황에서 대쪽 같은 국무총리(이범수)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열혈 기자(윤아)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공감을 얻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교수는 “SM이 눈앞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서서히 제작 노하우를 축적하며 질 좋은 콘텐츠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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