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우사수' 현실성 그리려다 자극적 돼버린 진지희의 임신

2014-02-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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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귀여운 이미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온 1999년생 배우 진지희가 '우사수'를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15세의 미혼모 연기였다. 최근 미혼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소재는 충분히 현실적이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어딘가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3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연출 김윤철·이하 '우사수')에서는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털어놓는 이세라(진지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미 엄마 권지현(최정윤)은 알고 있었지만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일을 해결하려고 한 엄마도 딸의 돌발 행동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앞선 방송분에서 세라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지현은 딸에게 "낙태를 하자"고 말했다. 어린 딸의 임신이 당황스러웠겠지만 이성을 찾고 현실의 차가운 현실에 대한 걱정이 앞섰을 터. 주변의 싸늘한 시선과 이미 미혼모 경험이 있는 엄마로서 딸의 임신은 무조건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세라는 "나도 혼자 산부인과에 갔었다. 하지만 배에서 아기의 심장 뛰는 소리가 느껴져 낙태는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미혼모센터에서 아이를 낳고 입양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최근 미혼모와 관련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 미혼모 시설이 부족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만큼 '우사수'가 미혼모 문제를 건드린 것은 현실적으로 공감받을 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과정은 충분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엄마는 딸에게 한없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지만 사춘기에 엄마가 미운 딸은 그런 엄마와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게다가 임신과 관련된 문제를 엄마, 혹은 어른들과 이야기하지 않은 채 혼자만의 생각으로 해결하려 한다.

임신과 입양을 결심한 상황에서도 부모님께는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사인이 필요하다"며 사인을 요구할 뿐이다. 캐릭터라고 해도 지현은 이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기 보다는 아이를 향해 "아빠나 할머니께는 절대 말씀드리지 마라", "낙태해라", "도대체 왜 그러냐"며 윽박만 질러 모녀간의 대화는 사실상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사수'는 15세 이상 관람이 가능한 드라마다. 브라운관이라는 특성상 이보다 더 어린 아이들도 충분히 방송을 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혼모의 해결 과정을 센터의 도움이나 대화 없이 "낙태해라", "입양 보낼 것"이라는 서로의 생각만 강요하는 것은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사수'는 다양한 여자들의 사랑과 가족, 일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윤정완(유진)은 이혼녀이지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하고 가정이 있는 권지현은 뒤늦게 첫사랑을 다시 만나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김선미(김유미)는 골드미스로 사회적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사랑에는 서툴다.

이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사실적인 대화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우사수'가 왜 미혼모 문제에 대해서는 이처럼 소극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만 추가한다면 시청자들이 언제 외면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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