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요즘 드라마에 연상연하 커플의 러브라인은 재벌 이야기만큼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월화드라마 '밀회'와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tvN 월드라마 '마녀의 연애'는 각각 19세, 14세 나이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쟁취하려 한다. '어마무시'한 연상연하 커플이 등장하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연출 김윤철·이하 '우사수') 속 연하남 최윤석(박민우)의 누나를 향한 순애보는 제법 순수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극중 선미를 향해 촉촉한 눈망울로 "누나"를 연신 외치는 모습에서 '누나 시청자'들은 당장에라도 뛰어가 안아주고 싶겠지만 선미는 늘 차갑기만 했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선미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박민우는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세' 연하남 대열에 합류했다는 말에도 쑥스러운 듯 웃을 뿐이었다. 오히려 "나는 내가 갈 길을 갔을 뿐이다. 내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주변에서 내 발전 가능성을 보고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몬스터' 김고은에게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가 보였다"는 그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고은은 하나뿐인 동생을 잃으면서 복수를 위해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는 복순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고은 씨는 본인 스스로 신나서 연기하는 것이 보여요. 예쁘게 보이려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맡은 역할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고요." 박민우의 설명을 들은 후에는 '김고은의 연기가 정말 그랬었지' 하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박민우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다. "가지고 있는 부분을 아직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박민우는 "내공이 아직 부족해 캐릭터를 연기할 때마다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박민우에게 연기가 인생의 중심이 된 지는 오래됐다.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할 때, 대화를 할 때도 연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사람들의 말투나 단어, 목소리톤을 자연스럽게 지켜보며 그 사람을 알아간다. 그렇다고 자신의 모습을 게을리 살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수차례 살피며 나쁜 습관을 잡아나가려 애쓴다.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가끔 제 모습이 보기 싫을 때가 있어요.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걸 깨기 위해서는 용기가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우사수' 김윤철 감독님 덕분에 '용기'가 생겼어요. 앞으로 더욱 신나는 마음으로 연기해야죠."
박민우는 롤모델로 최민식을 꼽았다. 사람 자체가 멋있단다. 연기뿐 아니라 아집 아닌 고집스러운 삶과 소신 있는 행동을 닮고 싶어 했다.
연기를 사랑하고 제 생각을 또렷하게 말하는 박민우에게서 최민식의 모습을 보는 것은 무리일까? 빠른 시일 내에 '제2의 최민식'이 탄생하길 바란다.